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국내 이커머스시장의 선두를 지킬 열쇠로 신선식품 판매 중개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다른 신선식품 쇼핑몰보다 다양한 식품군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품질관리를 위해서 CJ대한통운을 비롯한 다른 기업들과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오늘Who] 네이버 이커머스 선두 굳히기, 한성숙 신선식품 빠른배송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27일 네이버에 따르면 한 대표는 신선식품을 비롯한 이커머스상품의 빠른 배송을 시험적으로 운영하면서 2022년부터 신선식품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판매사업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위주로 이커머스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쿠팡 등이 물품을 직접 구입해 소비자에게 파는 사업을 확대 중인 것과 결이 다소 다르다.

이 때문에 네이버 검색 이용자가 이커머스 소비자로 곧바로 연결되면서 네이버가 국내 이커머스시장의 1위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었다. 

네이버는 2020년 거래액 기준으로 이커머스시장 점유율 17%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됐다. 그 뒤를 쓱닷컴(15%, 이베이코리아 합산)과 쿠팡(13%) 등이 따르고 있다.

다만 네이버와 경쟁사업자들의 점유율 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 네이버의 현재 점유율도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기준으로 불리는 점유율 30%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네이버 이커머스의 급성장을 뒷받침했던 스마트스토어 거래액도 증가규모가 줄어들었다. 올해 3분기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어났는데 1년 전 시점의 증가율은 70%였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가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영역으로는 신선식품이 꼽힌다. 네이버가 큰 힘을 쓰지 못해왔던 분야인 데다 관련 이커머스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농축산물의 온라인 거래액은 2020년 기준 6조563억 원으로 2019년보다 7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선식품의 새벽배송시장 규모도 3배 이상 늘어났다. 

한 대표는 동네 전통시장이나 마트 먹거리를 온라인으로 주문해 2시간 안에 배송받는 ‘네이버 장보기’를 통해 신선식품시장의 문을 두드려왔다.  

네이버 장보기는 신선식품시장에서 큰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소비자에게 판매할 다양한 먹거리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신선식품분야에서 이용자가 보고 누릴 수 있는 콘텐츠가 많다는 점은 네이버가 다른 신선식품 쇼핑몰과 차별화될 수 있는 점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선식품의 신선함을 유지하려면 빨리 배송돼야 하고 배송 과정의 상품 품질관리도 중요하다. 이 때문에 물류거점이 없는 네이버는 신선식품분야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해왔다.

한 대표는 CJ그룹·신세계그룹을 비롯한 다른 물류 관련 기업들과 네이버의 협업을 통해 물류인프라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8월부터 경기도 용인에서 콜드체인(저온냉장) 전문 풀필먼트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관련 물동량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7월에는 온라인 풀필먼트 데이터플랫폼인 네이버풀필먼트얼라이언스(NFA)를 열어 스마트스토어 입점사업자에게 상품 판매의 모든 과정을 통합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풀필먼트얼라이언스에는 CJ대한통운을 비롯한 물류 관련 기업 7곳이 참여해 냉장과 냉동을 포함한 물류서비스를 스마트스토어 입점사업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앞서 한 대표는 올해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신선식품처럼 빠른배송이 필요한 상품과 관련해 CJ대한통운과 물류IT시스템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신세계그룹 이마트와도 신선식품 분야에서 물류 관련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 이용자는 10월부터 네이버 장보기를 통해 이마트 상품을 살 수 있게 됐다. 

이때 이용자가 이마트의 네오 물류센터와 PP센터를 통해 이용자가 원하는 배송시간을 선택하는 ‘쓱배송’을 선택할 수 있다. 

한 대표는 올해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이마트 장보기 서비스를 통해 당일배송이나 시간대를 지정하는 배송 테스트를 신선식품 중심으로 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테스트를 진행하고 나면 다음해부터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신선식품 판매를 중개하는 사업자지만 파트너사와 협력해 물류인프라 지원에 힘쓰고 있다”며 “파트너사 등이 보유한 물류역량을 바탕으로 신선식품 배송에 관련된 리스크를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