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ICT가 이미 손을 뗀 시스템엔지니어링(B&C)사업에서 추가 손실을 볼 가능성이 나온다.

정덕균 포스코ICT 대표이사 사장은 신인사제도와 관련한 내부갈등에도 쌓여 있어 포스코ICT 실적회복을 위한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ICT 손 뗀 사업에서 손실 더 볼 가능성, 정덕균 비용절감도 고전

▲ 정덕균 포스코ICT 대표이사 사장.


26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포스코ICT가 올해 연간 실적에서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한 뒤 2021년까지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ICT는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8219억 원, 영업손실 353억 원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2020년과 비교해 매출은 14.76% 감소하고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하는 것이다.

국내 10대 대기업집단인 현대자동차그룹이나 롯데그룹 등의 상장 IT회사들이 올해 모기업들의 전산투자 확대에 발맞춰 실적을 회복하고 있는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현대자동차그룹 전산회사인 현대오토에버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8712억 원, 영업이익 450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매출은 21.0%, 영업이익은 18.8% 증가했다.

롯데정보통신도 같은 기간 매출 4552억 원, 영업이익 231억 원을 거둬 1년 전보다 매출은 9.2%, 영업이익은 28.1% 늘었다.

증권업계에선 포스코ICT가 내년에는 다시 영업흑자로 돌아설 수 있지만 그렇다해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영업이익 481억 원을 회복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 사장으로서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건설과 전력, 통신, 인프라 등 시스템엔지니어링사업에서 철수했지만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남아 실적회복에 부담을 안고 있다.

포스코ICT는 최근 파산위기를 맞은 우이신설경전철과 관련해 긴급자금을 수혈하기로 결정하고 382억 원 규모의 대출 원리금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ICT는 우이신설경전철의 4대주주로 10%가량 지분을 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이신설경전철 노선의 전력설비사업 등에도 참여했다.

포스코ICT는 현재 우리신설경전철사업에서 손을 뗐다. 하지만 경전철사업 자체가 파산위기에 몰린 데다 공사지연 배상 등으로 추가적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어 내년 이후 포스코ICT 실적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또 올해 9월 경기도 하남에 건설하던 스마트빌딩사업이 꼬여 포스코ICT가 시행사 채무 288억 원을 인수하기로 해 관련 부채가 늘며 부담이 커졌다.

정 사장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추가 인력감축을 추진하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

포스코ICT는 올해 초 명예퇴직을 통해 인력감축을 단행했다. 그 뒤 정 사장은 추가로 ‘신인사제도’를 도입하고자 했다. 

하지만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노조까지 설립된 만큼 정 사장으로서는 비용 절감을 밀어붙이는 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신인사제도는 기본연봉을 직무역량급으로 바꾸고 직무역량 시험결과에 따라 연봉을 차등지급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제도를 말한다. 포스코ICT가 다른 IT서비스 기업과 달리 40대 이상의 직원 비중이 높아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ICT 직원들은 올해 초 명예퇴직에 이어 회사가 연봉 삭감을 빌미로 상시퇴직을 강요하는 제도를 도입하고자 한다고 반발해 민주노총 계열 산하 노동조합을 설립해 회사와 단체협약 등의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 계열사 대표이사 임기가 1년 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정 사장으로서는 내년 연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악재가 겹친 셈이다. 정 사장 임기는 2022년 3월15일까지다. 

포스코 계열사 대표는 1년 단위의 연말인사를 통해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데 실적이 연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ICT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비주력사업을 완전히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며 "더 이상 추가 손실이 생기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로 수주 부족에 시달렸으나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수주실적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