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연 현대제뉴인 대표이사 부회장이 자회사인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새 글로벌 거점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손 부회장은 자회사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시장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신흥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면서 기존에 두산밥캣의 무대였던 미국 등 선진시장 공략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미국 신흥국으로, 손동연 현대건설기계와 시너지

손동연 현대제뉴인 대표이사 부회장.


22일 건설기계업계에 따르면 손동연 부회장은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오랫동안 집중해 왔던 중국시장의 침체가 큰 영향으로 나타나자 신흥시장 공략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발표한 3분기 실적을 보면 중국시장 침체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47%나 줄었다.

손 부회장은 중간지주사인 현대제뉴인을 맡으면서 건설기계부문의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자회사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글로벌 지역균형과 추가 거점을 구축하도록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손 부회장은 글로벌 건설기계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진출해 있지 않은 동남아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거점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상위에 올라있는 건설기계회사들은 대부분 강력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잡고 있다.

1위인 캐터필러는 미국, 3위부터 5위까지인 서공그룹과 삼일중공, 중롄중커 등은 중국시장을 토대로 성장했다.

손 부회장은 한국시장이 미국이나 중국만큼 규모가 크지 못한 점을 고려했을 때 해외에 강력한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손 부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대표 시절부터 다각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해 오기도 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매출에서 중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분기 56%에서 2021년 2분기 30%, 3분기 16%로 줄어들고 있다. 

반면 신흥시장은 2020년 2분기 24%에서 3분기 49%로, 북미 및 유럽시장은 2020년 2분기 19%에서 3분기 35%로 비중이 커지고 있다.

손 부회장은 올해 필리핀,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의 수주를 따내며 신흥시장에서 영역을 넓혀간다는 계획을 세워 둔 것으로 전해진다. 

손 부회장은 현대제뉴인 아래에 편입된 현대건설기계가 신흥시장 개척에서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점도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변화에 힘을 보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2012년 준공한 브라질 생산 공장을 거점으로 올해 중남미 시장에서 3억 달러를 달성하면서 역대 최대 판매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백신 접종으로 여러 나라에서 경기부양책이 본격화 될 것"이라며 “신흥시장에서는 영업망 확대를 통한 현지 밀착영업으로 수익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손 부회장은 두산밥캣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북미와 유럽이 포함된 선진시장 공략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현대중공업으로 인수되는 과정에서 자회사인 두삿밥캣을 떼어냈다.

2020년 두산인프라코어는 매출 71억900만 달러로 글로벌 건설기계시장 점유율 3.7%를 보여 10위에 올랐는데 이 가운데 두산밥캣 매출이 34억4800만 달러를 차지했다.

현대건설기계는 2020년 매출 23억4500만 달러로 20위에 올라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2020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 현대제뉴인 아래 건설기계회사들의 매출은 53억76억 달러로 글로벌시장 12위 정도가 된다.

손 부회장으로서는 두산밥캣의 빈 자리를 메워야 하는 과제를 안은 셈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기존 두산밥캣의 주력시장이었던 북미에 미니 굴착기 라인업을 구축하고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지역채널과 딜러망 확대에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한 10톤급 소형휠굴착기는 최근 ‘2021 IDEA 디자인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하며 경쟁력을 입증하기 했다.

손동연 부회장은 3월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로 재선임된 주주총회에서 "북미와 유럽지역의 사업 강화 등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국의 글로벌 건설기계 전문 리서치기관인 오프하이웨이리서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흥시장은 2025년까지 5년 동안 17%, 북미지역은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