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회장 취임 1년,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기업으로 성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9월8일 'Korea H2 Business Summit' 창립 총회에 참석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4일 회장 취임 1년을 맞는다.

정 회장이 취임 뒤 이룬 현대차그룹의 변화와 성과는 1년 사이에 이뤘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라는 게 재계의 평가다.

지난 1년 동안 정 회장은 자동차를 넘어 인류의 삶과 행복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미래모빌리티, 수소사업, 로봇 등으로 현대차그룹의 영역을 빠르게 확장해가고 있다.

◆ SUV, 고급차 등으로 현대차그룹 자동차 판매 회복

정 회장 취임 뒤 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에 따른 시장 침체에도 자동차 판매율을 늘려가고 있다. 정 회장이 힘을 쏟고 있는 고급차 제네시스와 친환경차의 판매 약진은 더욱 돋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세계에서 자동차를 모두 505만 여대 판매했다고 11일 밝혔다. 2020년 같은 기간보다 13% 늘었다.

올해 코로나19 등으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상황에서도 판매량을 회복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주요 자동차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자동차를 모두 117만5천여 대 팔았다. 1년 전보다 3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자동차시장 전체 판매량이 1년 전보다 13.3% 증가한 것을 웃도는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8월까지 유럽에서 모두 66만3천 대가량을 판매했다. 2020년 8월까지보다 28.3% 늘었다.

같은 기간 유럽 자동차 전체 판매량이 12.7% 증가한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유럽에서도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와 고급차, 고성능차가 자동차 판매 증가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현대차의 고급차브랜드인 제네시스에서 자동차 판매가 대폭 늘었다.

제네시스는 올해 9월까지 국내외에서 14만4천여 대를 팔았다.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 판매량보다 57% 증가했다.

제네시스는 올해 유럽과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해외 공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친환경차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9월까지 국내외에서 모두 53만2천 대가량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2020년 같은 기간보다 68% 늘었다.

특히 수소전기차를 포함한 전기차 판매는 약 17만6천 대로 1년 전보다 70% 증가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 취임 1년,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기업으로 성큼

▲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관련 이미지. <현대차그룹>

◆ 미래 모빌리티 "인류가 원하는 곳에 스트레스 없이 가도록"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회장직에 취임한 이후 미래 모빌리티 전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자동차 제조기업에서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기업으로 전환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인 오토모티브뉴스는 올해 7월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 아래 자동차 제조기업에서 미래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그룹의 미래 방향성도 고객, 인류, 미래 그리고 사회적 공헌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미래 이동수단에서 인류의 고민을 해결하는 것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 회장은 그룹 내부에서 줄곧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어려워하는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이 미래를 보는 것이다”고 말한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가 로보틱스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수소 비전 등으로 구체화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로보틱스 사업은 정 회장이 취임한 이후 처음 실시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한 분야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12월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하기로 해 올해 6월 인수합병 절차를 마무리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미국 로봇전문회사로 4족 보행로봇 스팟과 2족 직립보행 로봇 아틀라스 등을 개발한 곳이다.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은 모두 9963억 원에 이른다.

이뿐 아니라 현대차그룹은 사내조직인 로보틱스랩을 통해 웨어러블 로봇, 인공지능서비스 로봇, 로보틱 모빌리티 등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을 개발하면서 자체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정 회장은 2020년 하반신 마비 환자의 보행을 돕기 위한 의료용 착용로봇 ‘멕스’를 개발한 개발자들에게 “이 기술이 필요한 사람은 소수일 수 있지만 우리는 그들의 꿈을 현실로 이뤄줄 수 있다”며 “인류에게 꼭 필요한 기술이니 최선을 다해 개발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심항공모빌리티산업도 기반을 다지고 있다.

정 회장은 사내 UAM사업부 관계자들에게 “인류가 원하는 곳으로 스트레스 없이 갈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서비스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말 도심항공모빌리티와 관련해 구체적 계획을 내놨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도심항공모빌리티 모델을 내놓고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 제품을 선보일 방침을 세웠다.

자율주행분야에서도 빠르게 기술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9월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과 함께 개발한 로보택시를 독일 뮌헨 IAAI모빌리티에서 공개했다.

이 차량은 현대차의 첫 순수전기차인 아이오닉5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모셔널은 글로벌 차량 공유회사인 리프트와 협력해 2023년 완전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 취임 1년,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기업으로 성큼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9월7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 수소사회 비전과 탄소중립을 통한 인류 삷에 기여

정 회장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중심으로 하는 전동화 전략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는 올해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바탕으로 각각 아이오닉5, EV6, GV60을 출시했다.

중장기 전동화 계획도 내놨다.

현대차는 2040년까지 글로벌 판매 차량 가운데 전동화 모델비중은 8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동화모델로 출시하고 2030년까지 모두 8개 차종으로 구성된 수소전기차 및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하기로 했다.

기아도 2035년까지 주요 자동차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비중을 9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수소사회 비전과 찬소중립은 정 회장이 인류와 미래 세대 관점에서 주목하고 있는 분야로 꼽힌다.

정 회장은 9월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에서 “현대차그룹이 수소에 투자하는 것은 우리가 가능한 기술적 수단들을 모두 활용해 미래를 지키려는 차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