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이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 품에 안기면서 하나둘 바뀔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은 무엇보다 부정적 기업 이미지를 털어내는 일이 시급한데 한앤컴퍼니가 회사이름을 바꾸는 이례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보는 시선도 나온다. 
 
한앤컴퍼니 남양유업 이사회 전면교체, 회사이름 바꾸는 초강수 두나

▲ 남양유업 로고.


27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30일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다. 주총에는 윤여을 회장을 비롯한 한앤컴퍼니 소속 전문경영인들이 신규 이사로 선임되는 안건이 올라 있다.

이동춘 한앤컴퍼니 전무만 사내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이 전무가 대표집행임원을 맡을 가능성이 유력해 보인다. 

주총에서는 대표집행제도의 도입을 목적으로 정관변경안건도 처리된다.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에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 기존 오너일가 중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투명하게 경영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집행임원제도에서 대표집행임원은 이사회로부터 업무에 관한 의사결정권과 집행권을 위임받아 이를 결정 및 집행한다. 이사회는 집행임원의 이러한 결정 및 집행을 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앤컴퍼니는 새 경영진을 꾸리는 대로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양유업의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은데 ‘남양’이라는 이름을 바꿀 수도 있다고 보는 시선도 투자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남양유업의 위기는 보수적이고 폐쇄적 지배구조와 대리점 밀어내기 사태, 경쟁사 비방 댓글사건 등 과거의 여러 잘못들이 맞물리면서 찾아왔다.

집행임원제도 도입으로 지배구조는 어느 정도 손본다고 해도 과거의 잘못까지 씻을 수는 없는 일이다. 과감하게 이름을 바꿈으로써 소비자 신뢰 회복의 첫걸음을 떼려고  수 있다.

더욱이 ‘남양’은 기존 오너일가의 성인 남양 홍씨에서 따온 이름이기도 하다. 

한앤컴퍼니는 그동안 회사를 인수한 뒤 이름을 바꾼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이번 사례처럼 기업 이름과 기업가치가 긴밀하게 관련된 적이 없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예외적 결정을 내릴 수도 있어 보인다. 

최근 유가공업계 추세에 맞춰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가공기업들은 우유소비가 줄면서 새 먹거리를 발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남양유업은 ‘백미당’, ‘철그릴’ 등 외식 브랜드를 내놓고 외식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경쟁기업인 매일유업은 성인영양식을 새 먹거리로 키우고 있으며 해외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 등을 평가한 뒤 남양유업의 기존 전략을 이어갈지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앤컴퍼니는 2013년 웅진식품을 인수했을 때는 수익성이 낮은 제품의 생산을 중단하고 원재료 납품업체 선정 방식을 바꾸는 등 체질을 빠르게 개선한 뒤 2014년 동부그룹의 음료회사 동부팜가야와 대영식품을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남양유업은 2020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9489억 원, 영업손실 771억 원을 냈다. 2019년과 비교해 매출은 7.9% 줄었고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