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남 한국마사회장의 부정채용 시도와 폭언 등 논란에 따른 후속조치가 좀처럼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국내 말산업도 위기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말산업 고사위기가 심해지자 말산업 종사자들이 마사회의 혼란으로 추진력을 받지 못하는 온라인마권발매를 놓고 직접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마사회장 김우남은 버티고 말산업은 말라가, 온라인마권도 안 보여

김우남 한국마사회 회장.


21일 한국마사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김우남 회장은 농림축산식품부의 해임건의 결정에 이의신청을 해놓고 있다.

농림부는 김 회장의 이의신청을 검토한 뒤 대통령에 해임을 건의할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김 회장은 올해 3월 마사회와 국내 말산업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타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마사회장에 취임했다.

3선 의원 출신인 만큼 온라인마권발매 도입 등 말산업업계의 주요 숙원사업을 해결해 줄 회장으로 기대를 받았다.

김 회장 역시 취임사에서 “온라인마권발매 도입과 고객 친화적 환경구축에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취임한 뒤 불과 한 달이 지난 4월 초부터 김 회장의 측근 부정채용 시도와 직원을 향한 폭언 등 논란이 불거졌다.

김 회장이 마사회 업무와 관련해 무언가 움직임을 보일만 한 시간적 여유도 없이 리더십에 타격을 받아 사실상 업무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김 회장은 TV조선과 인터뷰를 통해 “나도 피해자로 해임건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목숨을 걸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태도를 밝히기도 했다.

김 회장 관련한 논란이 계속 이어지는 동안에도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마사회와 국내 말산업의 위기는 점점 악화됐다.

마사회는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본 데다 올해 들어서도 계속 경마를 통한 수입을 얻지 못하고 있다. 6월에는 유보금을 모두 소진하는 등 재정적 어려움은 더욱 심해졌다.

마사회는 올해 6월 발표된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는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기도 했다.

마사회는 올해 축산발전기금에도 전혀 출연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연평균 1천억 원 정도를 출연해 전체기금의 30% 정도를 부담해 왔다.

국내 내륙의 말생산 농가 41곳이 절반 정도인 20곳으로 줄어드는 등 국내 말산업 종사자들의 위기감도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았다.

결국 국내 말산업 관련 축산단체 19곳은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말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마권발매 허용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말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의 근원은 전체 말산업의 8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경마의 중단이고 현재 상황에서 경마를 재개하는 해법은 온라인마권발매라는 것이다.

특히 경정과 경륜에는 8월부터 온라인 승자투표권 발매가 허용되면서 말산업업계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지기도 했다.

다만 주무부처인 농림부가 완강하게 반대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온라인마권발매의 허용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는 13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온라인마권 관련 태도 변화 및 김현수 농림부장관과 면담 등을 요구했다.

농림부는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의 요구에 19일까지 답변을 주겠다고 대응했다.

하지만 약속된 19일에 “온라인마권발매에 반대한다는 태도에는 변화가 없으며 김 장관 면담도 코로나19 때문에 불가하다”는 대답을 내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