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일 아이진 대표이사가 mRNA(메신저 리보핵산)을 활용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국내 임상시험 진행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도전하고 있는데 기존 화이자,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보다 안전성도 높고 변이 바이러스에도 한층 대응력이 높아진 백신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원일 아이진 대표이사.

▲ 유원일 아이진 대표이사.


20일 아이진에 따르면 이달 안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mRNA 백신 후보물질 EG-COVID의 임상1/2a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진은 6월 말에 EG-COVID의 임상1/2a상 시험계획을 신청했는데 신속심사절차에 따라 1달 만에 임상1/2a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진은 후발 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이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mRNA를 활용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유원일 대표는 이달 한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한 단계 변이를 거친 유럽형 변이 바이러스인 D614G를 항원 역할을 하는 mRNA에 탑재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응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올해 10~11월쯤이면 중간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결과에 따라 올해 안에 임상2b/3상 시험계획을 신청해 내년부터는 임상3상에 진입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이진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일조한 트라이링크로부터 mRNA원료를 만드는 캡핑기술을 이전받았다. 

이와 함께 mRNA를 인체 내에 전달하는 또 다른 핵심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확보하고 있다.

아이진은 기존에 대상포진 백신 개발에 면역증강제로 활용해 온 양이온성 리포좀을 개량해 mRNA 전달체기술로 개발했다. 리포좀은 생체 적합성, 안전성이 뛰어난 것으로 인정받고 있고 기존 백신에서뿐만 아니라 화장품에서 물질 전달체로 활용되고 있다.

기존 화이자,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에는 불안전한 상태의 mRNA를 인체 내에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해 지질나노입자(LNP)기술이 탑재됐는데 이 LNP기술로 인해 백신을 투여받은 사람에게서 전신 알레르기 반응 등의 부작용 발생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아이진 관계자는 “양이온성 리포좀은 음이온 성격을 보이는 mRNA와 결합이 잘 돼 전달체로 활용하기 용이하다”며 “또 양이온성 리포좀은 인체내에서 국소적으로 항원항체반응을 일으킨 뒤 이 항체가 전신에 퍼지는 방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과도한 면역반응이 나타날 가능성도 낮다”고 말했다.

아이진은 완제의약품 제조전문업체인 한국비엠아이와 손잡고 mRNA원료와 완제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을 충족할 수준의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 임상1/2a상은 트라이링크로부터 mRNA를 받지만 이후 임상시험은 트라이링크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을 토대로 아이진이 직접 mRNA를 생산해 임상용 의약품까지 만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1차로는 제주도에 있는 한국비엠아이의 생산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는데 여기에서는 500만~2천만 도즈 규모의 EG-COVID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백신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 2022년에는 한국비엠아이와 함께 충북 오송에 추가로 생산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아이진은 6월에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해 877억 원을 모았는데 이 자금은 이들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실험 및 코로나19 백신 원부자재 마련, 생산시설 구축 자금에 활용하기로 했다.

아이진 관계자는 “이 자금이면 임상시험을 마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며 “상업화를 앞둔 임상3상은 내년에 진행하게 될텐데 이때 정부로부터 코로나19 백신 개발자금을 일부 지원받을 수 있고 다른 국내 제약바이오업체와 협력을 통해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이진은 이밖에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임상2상에서 환자 투약을 마치고 결과보고서를 수령해 분석 중인 당뇨망막증 치료제 후보물질 EG-Mirotin, 국내 임상1/2상을 마친 욕창 치료제 후보물질 EG-Decorin, 국내 임상1상을 마친 자궁경부암 백신 후보물질 EG-HPV, 국내 임상2상 진행중인 심근허혈 및 재관류 치료제로 개발하는 EG-Myocin, 호주에서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는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EG-HZ 등이 임상단계에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