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퓨얼셀이 선박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시장 진출에 고삐를 죄고 있다.

유수경 두산퓨얼셀 대표이사는 주력인 인산형 연료전지(PAFC)에 더해 수소연료전지제품 다변화를 기반으로 한 중장기적 성장성을 갖추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산퓨얼셀 선박용 연료전지 진출 서둘러, 유수경 제품 다변화 고삐 죄

▲ 유수경 두산퓨얼셀 대표이사.


20일 두산퓨얼셀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유 대표는 선박용 연료전지 생산에 속도를 내기 위해 싱가포르 선사 내비게이트(Navig8)과 하반기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선박용 연료전지는 수소, 액화천연가스(LNG) 등 원료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원이다.

기존 선박용 엔진보다 발전효율을 40% 이상 높일 수 있고 발전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고효율 동력원으로 꼽힌다.

유 대표는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21' 행사에 참석해 "선박용 연료전지사업과 관련해 합작법인을 통해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감축규제로 선박용 연료전지 발주가 2050년 모두 300GW(기가와트)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해사기구는 2050년까지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과 비교해 5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두산퓨얼셀은 2024년 연료전지의 선박 실증을 목표로 내비게이트뿐 아니라 한국조선해양과도 선박용 연료전지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유수경 대표는 선박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통해 선박용 연료전지시장 선점은 물론 연료전지사업의 다변화와 고도화를 꾀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높이면서 동시에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미래 성장성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소연료전지는 전해질 종류에 따라 인산형, 고체산화물,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PEMFC) 등으로 나뉜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는 인산형 연료전지보다 발전효율이 10~15%가량 높다. 두 연료전지의 용도가 비슷하기 때문에 고체산화물 연료전지가 한층 발전한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두산퓨얼셀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인산형 연료전지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연료전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해왔다.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10월 2023년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생산시설 구축을 목표로 724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투자금액 724억 원은 2019년 두산퓨얼셀 매출의 33%에 해당하는 규모다. 유 대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두산퓨얼셀은 현재 영국 고체산화물 연료전지기술기업 세레스파워(Ceres Power)와 손잡고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원천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 원천기술도 확보하고 있어 연료전지 제품 다각화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는 인산형이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와 달리 수소전기차, 드론, 플라잉카 등에 주로 탑재된다.

두산퓨얼셀은 우선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 방식의 수전해(물에 전력을 공급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 기술 개발과 관련한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유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형 고효율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개발해 연료전지를 다양화하고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해 글로벌 수소사회 구축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도 두산퓨얼셀의 제품 다변화전략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재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퓨얼셀은 기술마다 장점이 있는 연료전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중장기적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다"며 "경쟁사들이 단일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과 상반된 행보여서 차별성을 부여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