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통신시장 ‘만년 3위’ 사업자로서 한계를 만회할 기회를 알뜰폰시장에서 찾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알뜰폰시장에서 20대와 30대 젊은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시장 자체가 커지는 추세에 발맞춰 고객 불만이 높은 5G 대신 실속형 상품을 찾는 경쟁사 고객을 유치하려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 5G 불만은 '기회', 알뜰폰 확대에 힘쏟아 점유율 약진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알뜰폰사업 강화 전략으로 무선서비스 전체 매출 증대에 효과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경쟁사들과 비교해 무선가입자가 가장 적어 통신사업 매출 증대를 위해서는 알뜰폰을 강화하는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알뜰폰은 기존 이동통신사업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요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인터넷이나 IPTV와 결합요금제를 쓰지 않는 소비자를 향한 유인책도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LG유플러스 내부에서도 자회사들을 통한 알뜰폰사업이 기존에 이동통신사업에서 고객을 확대하는데 나타났던 한계를 보완해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5G통신시대에 들어서도 기존 이동통신시장의 고착화된 점유율 판도가 좀처럼 흔들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알뜰폰시장은 양상이 다소 다르다. 

알뜰폰 요금제를 찾는 고객들은 기본적으로 기존 통신사의 서비스보다는 가격 측면의 실리를 중시한다. 같은 통신사 안에서 이동이 아닌 경쟁사를 이탈한 고객들이 모이는 시장인 셈이다.

박준동 LG유플러스 제휴사업장은 앞서 3일 알뜰폰 중소파트너사업자 지원 강화정책을 새롭게 내놓는 자리에서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3위 사업자 처지에서 기존 사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여러 고민을 해왔는데 알뜰폰은 기존 통신사업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새로운 사업모델로 제격이다”고 말했다.

알뜰폰사업은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는 제휴 상품과 서비스, 유통채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LG유플러스 이동통신사업을 최적화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알뜰폰시장은 점유율 규모나 대규모 비용이 드는 마케팅 경쟁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요금제 자체로 승부를 볼 수 있는 시장이라는 점에 주목한 셈이다.

게다가 알뜰폰시장은 5G로 전환하는 과도기에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 5G가 상용화된 지 2년이 넘어섰지만 5G기지국 구축 미흡과 서비스지역 협소문제를 비롯한 통신 불통과 오류 등 품질 논란이 여전히 거세다.

이에 따라 기존 4G(LTE)서비스 이용자 가운데 5G 대신에 알뜰폰시장으로 몰리고 이들이 늘고 있다.

통신사들은 5G가입자 확대에 중점을 두고 요금제와 서비스 측면에서 5G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알뜰폰시장에선 여전히 LTE 요금제가 주축이다.

알뜰폰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들도 정부정책 등에 맞춰 5G 요금제들을 늘려가고 있지만 고객들 사이에서는 LTE 요금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2021년 들어 5G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LTE를 중심으로 하는 알뜰폰 가입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LTE 알뜰폰 요금제 가입자는 월평균 20만 명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21년 4월 기준 전체 알뜰폰 가입자는 945만710명으로 1천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5G 요금제 이용자는 단 7676명에 그친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자회사 LG헬로비전과 미디어로그를 통해 알뜰폰사업을 한다. 

알뜰폰 자회사들은 자급제폰과 알뜰폰 요금제를 결합해 사용하는 이용자들을 겨냥해 다양한 중저가 신규요금제를 출시하고 편의점 등과 제휴해 알뜰폰 유통채널을 확대하는 데도 힘을 싣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중소알뜰폰 파트너 사업자들을 위한 상생 프로그램도 새롭게 개편하면서 알뜰폰 생태계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성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는 2021년 1분기 무선서비스부문 매출이 2020년 같은 기간보다 6.1% 늘어났다. LG유플러스 알뜰폰부문 가입자는 2020년 1분기와 비교해 80.8% 급증하며 무선서비스 매출 증가의 기여도가 커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4월 기준 알뜰폰시장 점유율에서도 SK텔레콤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KT망 계열이 53.2%, LG유플러스망 계열이 23.6%, SK텔레콤망 계열이 23.2%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가 알뜰폰에서 SK텔레콤에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일반 이동통신서비스든 알뜰폰이든 가입자를 확대하는 측면이 중요하다”며 “지금은 알뜰폰 자체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고 경쟁사 고객 가운데 좀 더 저렴한 요금제를 쓰고 싶은 사람들이 알뜰폰시장으로 옮겨오는 비중이 높아 이런 부분에서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