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저축은행 등 신한금융 계열사들이 그룹 통합 모바일플랫폼으로 대출상품을 판매하며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중금리대출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디지털 전환 성과로 중금리대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해 이자부문 수익성 개선과 포용금융을 통한 사회적가치 창출효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신한금융 중금리대출도 디지털, 조용병 포용금융과 수익성 다 잡는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12일 신한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그룹 통합플랫폼 ‘스마트대출마당’을 통한 계열사별 대출상품 가입시스템이 5월 중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재개한다.

스마트대출마당은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저축은행, 신한생명 등 여러 계열사 중금리대출상품을 한꺼번에 비교하고 곧바로 신청까지 할 수 있는 중금리대출 전문 통합플랫폼이다.

2018년부터 운영되고 있는데 최근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에 따른 상품 개편작업이 이뤄지며 이른 시일에 본격적으로 서비스 재개를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 계열사의 중금리대출 규모는 서민금융상품 신규금액 기준으로 2018년 2조1596억 원에서 2019년 2조6265억 원까지 늘었다. 2020년 수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전년보다 늘었다.

신한금융 계열사들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소상공인과 서민층 등을 대상으로 편리한 중금리대출상품 가입채널을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고객 확보에 힘써 온 성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포용금융을 통한 사회적가치 창출과 사회공헌, 브랜드이미지 개선 등을 위해 중금리대출을 계속 늘리고 있는 추세”라며 “직원 성과평가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병 회장이 신한금융 디지털 전환으로 비대면 금융상품 판매채널을 키우는 과정에서 중금리대출에도 전용 통합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공을 들인 점도 성장에 힘을 보탠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은행과 신한저축은행 등 계열사는 2019년에 금융권 최초로 비대면 햇살론상품을 출시하는 등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적극적으로 디지털채널에서 중금리대출 공급을 확대하는 데 힘써왔다.

조 회장이 개발을 주도한 스마트대출마당 플랫폼은 신한금융 모든 계열사 모바일앱에서 접속하고 여러 계열사 중금리대출상품 금리와 한도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고객이 여러 금융상품을 비교한 뒤 가입할 수 있어 필요한 한도와 금리 등 조건에 따라 유리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고 신한금융 계열사들은 고객 확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신한금융의 중금리대출 전문 모바일플랫폼 경쟁력은 중금리대출시장 경쟁에서 차별화한 요소로 자리잡아 경쟁사 대비 우위를 지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중금리대출시장은 정부의 대출금리 규제 강화와 기업들의 중금리대출사업 확대 등 영향으로 올해부터 경쟁과열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당장 7월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0%까지 낮아지는 만큼 기존에 더 높은 금리로 대출을 제공하던 카드사와 캐피털사들이 10%대 중금리대출상품 공급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

이미 롯데카드와 현대카드 등 카드사들은 서민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카드론 등 중금리대출상품을 강화한 성과에 힘입어 올해 1분기까지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정부는 인터넷전문은행도 중금리대출상품을 더 적극적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는데 카카오뱅크가 이런 기조에 맞춰 중금리대출 금리를 낮추고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P2P금융업체들도 8월부터 금융당국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록을 마무리해 제도권에 진입한 뒤 중금리대출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금융지주사 가운데도 KB금융지주는 KB캐피탈,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인수한 우리저축은행 등 계열사를 앞세워 중금리대출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조 회장이 이런 경쟁상황에 대응해 신한금융 중금리대출사업 장점으로 꼽히는 통합 모바일플랫폼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한 전략을 쓸 가능성도 크다.

신한카드는 최근 빅데이터 기반 신용평가서비스를 확대하며 기존에 신용점수 산정이 어려웠던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중금리대출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조 회장이 올해 신한금융 디지털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비대면 영업채널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계열사들의 이런 노력에 더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원을 강화할 수도 있다.

조 회장은 서민금융상품 중심의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가 결국 포용금융으로 사회공헌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중금리대출사업을 키우려 하고 있다.

중금리대출 공급비중을 늘리는 것은 저금리시대에 타격을 받고 있는 신한은행 등 계열사의 이자이익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조 회장은 현재 주기적으로 신한금융 계열사 CEO를 모아 전략회의를 열고 포용금융 공급실적과 같은 사회적가치 창출 성과를 보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