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길주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구원투수 역할을 넘어 승리투수까지 될 수 있을까.

하나카드는 그룹 차원의 핵심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간편결제(페이) 플랫폼 통합을 맡았다. 권 사장이 지급결제사업에 의지를 를 보였는데 통합 페이로 성과를 낸다면 그룹 내에서 입지를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늘Who] 하나카드 구원투수 권길주, 하나원큐페이로 승리투수 될까

▲ 권길주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


11일 하나카드에 따르면 하나카드 간편결제서비스 하나원큐페이를 중심으로 하나금융그룹의 간편결제 플랫폼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여러 개로 분산된 앱을 통합하고 그룹 계열사 디지털 지급결제 서비스를 연동한다.

하나카드는 이달 중으로 플랫폼 구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사업자 선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11월까지 통합 플랫폼 구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11월까지 차질 없이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용자 편의를 위해 QR코드 결제 가맹점을 100만 개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간편결제 시장은 2018년 하루 평균 657만 건 2228억 원 규모에서 2020년 1454만 건 4492억 원 규모로 커졌다. 2년 만에 2배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금융권에서 눈독을 들일 수 밖에 없는 분야다.

하나금융그룹은 통합플랫폼 구축으로 다른 금융지주의 뒤를 이어 페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다. 

KB금융이 2020년 10월 KB페이를 먼저 선보였고 신한금융도 2021년 4월 신한페이를 출시했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안에 우리페이 서비스 출시계획을 세웠고 NH농협 역시 NH페이를 준비하고 있다.

선발주자보다 길게는 1년 이상 늦게 페이시장에 참전하는 만큼 이들을 따라가야 하는 권길주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금융권의 페이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하나원큐페이에서 하나카드 결제만 가능하듯 페이앱에서 하나카드만 이용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다른 카드도 이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하나카드를 비롯해 카드업계는 최근 카드사 모바일협의체 회의에서 간편결제시스템을 개방하기로 합의하고 표준규격 개발에 나선다. 권 사장이 차별화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이미 페이시장 선점에 나선 선발주자들을 따라잡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더욱이 간편결제서비스는 조만간 시행되는 마이데이터사업은 물론 카드업계의 미래먹거리로 여겨지는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서비스), 종합지급결제 사업과도 연결될 수 있어 중요성은 더욱 크다.

하나카드는 2020년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신청해 현재 금융당국의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KB국민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등 4대 금융지주 소속 카드사는 이미 1차 본허가를 획득했다.

권 사장은 4월 취임하면서 “데이터와 지급결제 관련 사업에 전략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데이터·지급결제 양쪽에 걸쳐 있는 간편결제서비스 강화에 매진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권 사장은 갑작스럽게 물러난 장경훈 전 사장을 대신해 하나카드 최고경영자에 선임됐다. 임기는 1년으로 2022년 3월 끝난다. 

하나카드는 과거 정수진 전 사장이 1년 임기로 부임했다가 두 차례 임기를 연장한 사례가 있다. 정 전 사장은 2016년 3월 대표이사에 올랐는데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통합성과를 인정받아 2019년 3월까지 재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