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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정체구간에서 들을만한 교향곡

김광현 777khkim@hanmail.net 2015-09-25  10: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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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연휴 정체구간에서 들을만한 교향곡  
▲ 체코 출신의 드보르작 스페셜리스트 라파엘 쿠벨릭이 베를린 필과 함께 연주한 드보르작 교향곡 8번은 명반으로 꼽힌다.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심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계절, 다시 가을이다. 주말까지 끼고 있어서 더욱 짧게 느껴지는 추석 연휴에 조금은 실망한 여러분들을 위해 추석 연휴 정체구간에 기분전환을 위해 들을 만한 교향곡 몇 곡을 추천한다.

작년에 브람스를 추천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가을에 브람스’라는 말이 맞는 것도 같다. 오늘은 과감히 브람스를 빼자. 연휴기간 정체구간에서 가을 정취를 느끼며 브람스를 듣기에 조금 심란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제일 먼저 멘델스존의 교향곡 4번 ‘이탈리아’를 추천한다. 요즘 여름휴가 대신 추석을 이용하여 휴가를 떠나는 분들 계시다면 이 곡을 통해서 휴가의 즐거움을 만끽하시길 바란다. 정체구간을 지나면서 기분전환을 위해 듣기에도 딱 좋은 곡이다. 그렇게 길지도 않고 가볍기도 하다.

멘델스존은 뛰어난 아마추어 화가였는데, 그가 이탈리아 여행을 하면서 보고 듣고 느꼈던 여러 가지 감정과 풍경들을 한 폭의 풍경화처럼 악보로 그려 넣은 곡이다. 1악장 첫 시작을 듣자마자 알 수 있을 것이다. 아, 이탈리아구나.

특히 4악장의 살타렐로는 아주 빠른 춤곡이다. 미친 듯이 춤을 추며 흥을 돋우는 이탈리아인들의 기질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거장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음반은 그 자체로 매끈한 음악을 들려준다.

드보르작의 교향곡 8번도 추천할 만하다. 신세계 교향곡 바로 직전의 8번이라 많은 분들이 그냥 넘어가기 쉬운데, 드보르작 9번보다 6,7,8번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드보르작의 슬라브적 정취가 여실하게 느껴지는 명곡으로 음악적인 면에 있어서 오히려 9번보다 뛰어난 점이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3악장은 교향곡의 일부가 아니라 그냥 슬라브 무곡을 듣는 것 같다. 변주곡 형식을 사용한 4악장도 변주곡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구성이 완벽하고 재미있다. 4악장 시작을 알리는 트럼펫 팡파르도 인상적이다. 체코 출신의 드보르작 스페셜리스트 라파엘 쿠벨릭이 베를린 필을 지휘한 최고의 명반이 있다. 헝가리 출신의 지휘자 이반 피셔가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음반도 상쾌하다.

베토벤의 교향곡 7번도 활력으로 가득하다. 1악장의 빠른 부분으로 가기 위한, 느리지만 완벽한 구성의 서주만 지난다면 말이다. 1악장과 4악장은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노다메 칸타빌레’드라마의 배경으로 쓰여서 더욱 친숙하다. 장엄한 2악장은 모 우유회사의 CF의 배경으로 쓰였다.

유럽풍의 화려함을 느끼고 싶다면 카라얀의 기름진 음반을 추천한다. 원전주의적 깨끗함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에게 존 엘리엇 가디너의 음반을 권한다. 미국이 낳은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의 7번도 꽤 인상적이다. 노다메 칸타빌레에 나온 것처럼 악기를 무작정 돌리거나 위로 치켜들고 연주하는 것은 금물이다. 연주 자체가 되지 않으니까.

따분한 운전 중에 아무생각 없이 마냥 행복함을 느끼고 싶은 분들이라면 슈베르트의 교향곡 5번을 권해드리고 싶다. 모차르트를 떠올리게 하는 소편성 교향곡인데, 3악장은 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이 생각난다.

전 악장이 슈베르트 특유의 낭만적 감성으로 가득하다. 왜 독일 가곡 하면 슈베르트를 떠올리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필자는 브루노 발터의 옛 음반을 듣고 감명을 받았는데, 보통 중후한 칼 뵘이나 오이겐 요훔, 그리고 상쾌한 게오르그 솔티의 음반을 명반으로 친다.

마지막으로 추천하고 싶은 곡은 브람스의 스승이었던 로베르트 슈만의 교향곡 3번 ‘라인’이다. 라인 강 유역의 뒤셀도르프로 이주한 슈만이 라인 강의 정경을 담은 곡이다. 1악장 시작부터 라인 강의 굽이굽이 도는 물결이 떠오를 정도로 기분이 좋아진다. 슈베르트를 떠올리게 하는 3악장, 4악장 쾰른 대성당의 장엄함을 느낄 겨를도 없이 어느새 5악장이다.

슈만의 네 개의 교향곡 중 혹자는 4번 말고 바로 이 3번을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다. 독일 특유의 중후함을 보여주는 클렘페러의 음반과 재기 넘치는 번스타인의 음반을 가장 고전적 명반으로 친다. 필자는 별 기대 없이 들었던 네빌 마리너의 음반도 매우 인상깊었다.

항상 교통체증에 고생할 수밖에 없는 귀성길이나 귀경길에 아무 생각 없이 이 음악들을 들어 보시기 권한다. 최소한의 기분전환 그 이상의 것을 느끼리라 생각된다. 이 음악들을 들으며 밖으로 펼쳐지는 가을의 낭만적 정경을 만끽해 보기 바란다.

지휘자 김광현은 예원학교 피아노과와 서울예고 작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지휘를 전공하였다. 대학재학 중 세계적 지휘자 샤를르 뒤트와에게 한국대표 지휘자로 발탁되어 제9회 미야자키 페스티벌에서 규슈 심포니를 지휘하였고, 서울대60주년 기념 정기오페라 '돈 지오반니'를 재학생 최초로 지휘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 지휘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필하모니, 로이틀링겐 필하모니, 남서독일 콘스탄츠 관현악단, 루마니아 크라이오바 심포니, 경기필, 부천시향, 원주시향, 과천시향, 프라임필 등을 지휘하였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지휘자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원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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