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주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주가 정체, 박소연 백신 위탁생산 돌파구 재생시간 : 10:13  |  조회수 : 6,872  |  성현모

◆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바이오시밀러와 췌장암 항체치료제 난항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주된 사업이다. 허셉틴과 아바스틴, 휴미라, 프롤리아, 아일리아, 솔리리스 등 글로벌 매출규모가 큰 바이오의약품이 주요한 대상이다.

박소연 대표이사는 올해부터 매년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하나씩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구체적으로 성과를 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출시를 목표로 했던 유방암 및 전이성 위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투즈뉴(HD201)는 글로벌 임상3상을 마친 뒤 2019년 2분기 유럽을 시작으로 2019년 3분기에는 미국, 올해 2분기에는 국내와 캐나다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유럽과 미국에 투즈뉴의 품목허가를 신청한 지 2년여가 지났는데도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이 없어 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투즈뉴의 연내 출시는 물론 출시 가능성 자체에 의구심을 품는 시선도 있다.

여기에 이미 글로벌시장에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MSD 등 글로벌 바이오시밀러업체 6곳이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를 이미 시장에 출시한 만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후발업체로서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를 놓고 의문이 제기된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생산설비에 관한 실사가 지연돼 품목허가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바이오시밀러 이외에도 항체치료제 후보물질 2개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6월 프랑스에서 췌장암 치료제 후보물질 PBP1510의 임상1/2a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임상단계 진입을 앞두고 있으며 미국, 벨기에, 호주에도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할 계획을 세워뒀다. 국내에서는 이미 올해 초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해 검토단계에 있다.

PBP1510에 관하여 진행하는 췌장암 치료제 임상1/2a상 결과에 따라 난소암을 적응증으로 확장하는 임상시험도 실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2024년에나 미국이나 유럽에 PBP1510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둬 PBP1510으로 당장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이외 고형암 항체치료제 후보물질 PBP1710도 보유하고 있는데 아직 세포주 개발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임상단계 진입까지는 갈 길이 멀다.

◆ 백신사업에서 돌파구 가능성 열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바이오시밀러의 연내 출시도 쉽지 않고 항체치료제 출시도 아직 멀리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수익원에 관하여 고심이 컸다,

박소연 대표는 올해 3월 백신사업을 신사업으로 점찍고 현재 백신생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백신 위탁생산사업에 뛰어든다고 했을 때 백신 생산역량에 의구심을 많이 보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항체치료제 개발만 해왔고 이들의 상업생산도 관계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를 통해서 하기로 했었기 때문이다.

이에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최근 백신생산센터 구축현장을 공개하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행보를 보였다.

박소연 대표는 올해 3월 한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번에 건립하는 백신생산센터는 이미 개발된 백신의 신속한 보급과 타사 백신 제품의 생산 및 보급을 위한 인프라로 활용될 것이다"고 말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올해 4월 글로벌 백신 원부자재 생산기업 싸이티바와 원부자재 조달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바이오의약품 및 백신 제조에 필요한 세포배양백 등의 장비를 공급받기로 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일회용백(bag)을 사용해 한 번 세포배양을 하고 버리는 방식의 싱글유즈(Single-Use)시스템에 활용될 2천 리터 규모의 세포배양백 50개를 들여오기로 했다.

싸이티바는 9월23일 인천 송도에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일회용 세포배양백 등 원부자재 생산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62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해 일회용 세포배양백을 활용하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로서도 향후 백신 생산사업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

◆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발판으로 CMO시장에서 존재감 보이나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휴온스글로벌을 주축으로 하는 스푸트니크V 백신 위탁생산(CMO)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구축하고 있는 백신생산센터에서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와 스푸트니크 라이트를 가장 먼저 생산하게 된다. 

이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기업 가운데 백신 원액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뿐이라 원액 생산공정을 전담하게 된다.

휴온스글로벌은 연간 최대 백신 10억 도즈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백신을 포장하거나 충전하는 완제의약품 공정보다 백신 원액 생산공정의 마진이 훨씬 크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1도즈에 2달러 수준의 마진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관계자는 "백신생산센터는 연간 최대 20억 도즈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원액 생산능력을 구축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그동안 백신을 생산해 본 경험도 없는데 국내 백신 전문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연간 1억5천만 도즈)나 GC녹십자(연간 10억 도즈)보다도 더 많은 백신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백신생산센터를 건립하는 것을 놓고 시장에서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역량에 의구심을 보였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관계자는 "관계사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오송 제1공장도 착공 8개월 만에 완공했다"며 "바이오시밀러 대량생산시설을 보유한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로부터 제조시설과 원제생산을 위한 전문적 용역서비스도 제공받기로 했고 싱글유즈 방식의 세포배양백을 활용하면 초기 투자비를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시간에 대량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8월에는 스푸트니크V 및 스푸트니크 라이트 개발기술진이 방문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에 백신 원액 생산에 관한 기술을 이전하고 있다.

스푸트니크V(2회 접종 백신)는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 및 미생물학연구소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코로나19 백신으로 현재 러시아를 포함해 세계 70여 개국에서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스푸트니크 라이트(1회 접종 백신)는 현재 러시아, 키르키스탄, 베네수엘라, 몽골 등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 박스권에 갇힌 주가, 백신 위탁생산에 다시 힘 받을까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2021년 2월5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주가는 2월5일 시초가 2만8800원으로 시작해 3일 연속 큰 폭으로 치솟아 2월9일 종가기준 5만 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세가 이어지고 두드러진 모멘텀을 보이지 못하며 최근 시초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스푸트니크V를 위탁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던 만큼 이를 통해 실적을 내기 시작하면 주가도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푸트니크V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게 되면 앞으로 백신 수요도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위탁생산물량도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올해 4분기부터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 매출 인식이 가능할 것이다"며 "스푸트니크V 수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위탁생산업체에 우호적 수급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스푸트니크V가 세계보건기구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점은 향후 백신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정부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세계보건기구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지 못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기로 해 스푸트니크V 접종자들의 미국 입국도 쉽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보건기구는 러시아내 스푸트니크V 생산공장의 제조 관행에 우려를 표시하며 스푸트니크V의 긴급사용 승인심사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중으로 세계보건기구 실무진이 러시아를 방문해 긴급사용 승인심사를 재개할 것이라는 외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6월 결산법인으로 다른 국내 제약바이오회사와 달리 7월에 다음 회계연도가 시작된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2019년 7월1일~2020년 6월30일 회계연도와 2020년 7월1일~2021년 6월30일 회계연도에서 모두 매출이 없었고 영업손실은 각각 91억 원, 162억 원에 이른다.

◆ 박소연, 본격 성장 이끌어야 하는 과제 무거워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및 항체치료제 개발기업으로 2015년 7월 세워졌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허셉틴과 아바스틴, 휴미라, 프롤리아, 아일리아,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와 췌장암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박소연 대표는 미국 매사추세츠(MIT) 공과대학교 화학 및 독성학과 연구교수를 지냈으며 미국 바이오메드랩 연구소장, KIT-ISIS 바이오신약 개발센터장, 싱가포르 국립과학기술연구소 신약개발센터 자문위원,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 7월부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박 대표는 2021년 5월에는 안정적으로 백신사업을 하기 위해 류왕식 전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소장을 상임기술위원으로 임명했다. 류 전 소장은 감염병 바이러스를 35년가량 연구한 세계적 전문가다.

박 대표는 올해 5월 한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항체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진입, 코로나19 백신 생산 등 여러 가시적 성과를 낼 것이다'며 '2030년에는 글로벌 10대 제약바이오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 채널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