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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부동산시장 과열에 어떤 정책 펼칠까

기사승인 2017.06.11  04: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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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 뒤집고 과열현상 뚜렷...금융규제 내밀고 보유세 확대에 신중할 듯

   
▲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부동산시장의 과열에 직면해 정책을 놓고 부심하고 있다.

집값 상승을 막지 못하면 국정수행 동력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어 규제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시장흐름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했던 발언과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했던 정책방향 등을 종합해볼 때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주력했던 보수정부와 달리 시장 안정화에 방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 시행했던 부동산정책이 애초 목표와는 다른 결과를 냈던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시장을 규제하는 정책을 내놓더라도 시장의 왜곡을 야기하지 않는 범위에서 조심스럽게 대처해 나갈 공산이 크다.

◆ 부동산시장 이상 과열현상

1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5일을 기준으로 한 아파트 매매가격은 1주 전보다 0.06% 올랐다. 5월 마지막 주 상승률(0.07%)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상승폭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직후부터 아파트 매매가격은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4월까지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평균 0.01~0.02%를 보였으나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뒤 실시된 첫 조사에서 0.03%로 뛴 데 이어 5월 넷째주와 다섯째주에 각각 0.05%, 0.07%로 가팔라지고 있다.

월간 주택 가격동향을 살펴봐도 집값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월간 주택 매매가격은 상반기에 평균 0.03%를 보였으나 4월에 0.1%로 매매가격이 오른데 이어 5월에는 0.14%까지 치솟았다.

아파트 매매가격의 급등현상은 증권가와 부동산업계의 예측을 모두 빗나간 것이다.

증권가와 부동산업계는 애초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 부동산시장을 규제하는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 주택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2~3년 동안 분양시장이 호황을 띈 탓에 올해 하반기부터 주택의 공급과잉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도 주택경기의 둔화 가능성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으로 부동산시장의 방향을 놓고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주춤했던 부동산경기가 다시 과열양상을 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도 정부가 출범한 뒤 약 1~2달 동안은 집값이 급등하는 현상을 보이곤 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4월까지 부동산시장이 관망세를 보인 이후 5월부터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부동산정책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부동산시장에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즉 부동산경기가 위축되면 곧 경제위축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라도 부동산을 규제하는 정책을 내놓기 힘들다는 시각들도 존재한다.

◆ 금융규제부터 조치 취할 듯

집값 상승을 억제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다. 집값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서민의 주거생활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국정동력을 상실하게 되는 위기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도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아직 어떤 부동산정책을 언제 내놓을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부동산시장 과열을 잠재우기 위한 규제카드를 꺼내들었다가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불러왔던 참여정부의 실패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정책방향을 잡는데 심사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는 방식의 카드를 먼저 꺼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대신 박근혜 정부가 크게 완화됐던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금융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인 규제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한 원인으로 LTV와 DTI 문제를 꼽았다. 대선후보 토론회 등에서도 집을 사기위해 금융권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방법을 까다롭게 한다면 부동산시장으로 돈이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부처들에 8월까지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리며 LTV·DTI 규제논의를 공식화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LTV·DTI 비율조정에 따라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시뮬레이션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등도 LTV·DTI 강화가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대출비율을 조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 ‘부동산시장 안정화’라는 신호를 주는 효과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의 경제참모로 역할을 수행할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LTV·DTI 관련규제에 유보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어 실제로 규제가 강화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김 부총리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대출규제를 완화해 가계부채가 폭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가계부채 증가는 LTV·DTI 규제 완화 이외에도 저금리 기조와 주택시장 호조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며 금융규제를 강화할지를 놓고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금융규제를 일괄적으로 강화하기보다 지역별로 기준을 다르게 적용해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수립될 것으로 바라본다. 대출규제를 일괄적으로 강화할 경우 부동산경기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고 주택 실수요자의 피해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왼쪽부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 금융규제 다음 방향은 보유세 도입이 될까

문재인 정부가 금융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대체적으로 큰 이견이 없다. 그 다음으로 어떤 정책을 내놓을 것인지룰 놓고 갑론을박이 뜨거운데 이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부동산 보유세’를 늘릴 것인지 여부다.

부동산과 관련한 세금은 크게 보유세(재산세)와 거래세(취득세, 인지세)로 나뉜다. 보유세는 부동산을 지닌 사람들이 내야 하는 세금이고 거래세는 매매가 이뤄질 때 내는 세금이다. 거래세는 일회성 성격이 강한 반면 보유세는 지속적인 성격이 강하다.

통상 선진국에서는 보유세와 거래세의 비율을 8:2로 구성하고 있지만 한국은 이 비율이 2:8로 반대다. 부동산을 보유했을 때 내는 세금의 비중이 크지 않아 부동산투기세력이 집을 사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는 지적이 지난 십수년 동안 나왔다.

서순탁 서울시립대 교수 겸 경제실천연대 서민주거안정본부장은 최근 언론들과 인터뷰 등을 통해 “기본적으로 지금보다 보유세의 비중이 커야 주택시장이 안정화, 선진화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11년 기준으로 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의 평균은 1.09%로 한국(0.79%)보다 높다. 한국 보유세 비중은 미국과 영국과 비교해서는 2배가량 낮다.

실제로 거둬들이는 세금을 봐도 현행 보유세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행정자치부가 공개한 ‘2016 지방세통계연감’을 보면 2015년에 토지와 건축물, 주택 등의 취득세로 걷은 세금은 모두 16조8053억 원이다. 보유세로 걷은 세금(9조5866억 원)보다 7조 원 이상 많다.

문 대통령이 도시재생뉴딜사업에 매년 10조 원씩 모두 50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보유세 도입이 적극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은 1월 중순에 출간한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라는 대담집에서 “부동산 보유세가 국제기준보다 낮다”며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참여정부에서 보유세와 성격이 비슷한 종합부동산세를 만들었던 김수현 사회수석비서관을 청와대에 다시 불러들인 점도 보유세의 도입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 보유세 도입이 조심스러운 이유

그러나 보유세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아 부동산정책에 이를 포함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무엇보다도 참여정부에서 2005년에 종합부동산세를 시행했을 당시 오히려 집값이 폭등했던 전례가 있어 보유세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참여정부는 9억 원 이상의 주택보유자에 대해 과세하는 종합부동산세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을 억제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6년에 전국 주택가격은 평균 11.6% 올랐는데 이는 1990년(21%)과 2001년(16.43%)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보유세 도입이 실질적인 증세효과를 불러오는 만큼 조세저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하는 해법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9일 ‘KBS공감토론’에서 “보유세만 따로 놓고 세제의 정상화를 얘기하기에는 굉장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보유세와 거래세를 균형적으로 조율하는 것이 맞지 단순히 보유세가 낮기 때문에 보유세의 세율을 올려야 한다고 논의하는 것은 국민들의 조세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국민들이 보유한 전체 자산 가운데 주택 등의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70%에 육박한다. 사실상 대부분의 재산이 부동산에 묶여있는 것이다.

집값 안정화를 명목으로 보유세 도입을 추진한다면 당장 조세저항이라는 문제에 부딪힐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참여정부가 도입했던 종합부동산세도 당시 ‘세금폭탄’이라는 비판을 받아 정권에 큰 부담이 됐다.

문 대통령도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유세 도입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후보시절에도 보유세 도입은 중장기적인 과제라며 핵심공약에서 제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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