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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내부제보자 “수리비용 줄이려 설계결함 알고도 무시한 것”

기사승인 2017.05.17  16: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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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현대차 조직문화 비판...세타2엔진 설계결함 주장

현대자동차 내부제보자 김광호 부장이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회사가 수리비용을 줄이기 위해 엔진의 설계결함을 발견하고도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세타2엔진 결함이 미국에서는 공장의 청정도 문제로, 한국에서는 기계불량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설계결함으로 발생한 경우 세타2엔진을 장착한 차량 전부를 리콜해야 할 수도 있다.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뉴욕타임스는 올해 4월에 진행한 김 부장과 인터뷰 내용을 16일 보도했다. 김 부장은 인터뷰에서 “엔지니어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김 부장은 2015년 7월 진행된 회의에서 직장동료가 세타2엔진의 설계결함을 알고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해당 설계를 적용할 것을 주장하자 공범자로 몰릴 것을 우려해 회사에 내부감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회사는 회의 이후 1년 뒤에도 회의 참석자들에게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설계결함을 개선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김 부장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부제보자로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장이 내부제보자로 나선 이후 겪은 일들에 대해서도 매체는 다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6년 11월에 현대차가 김 부장을 상대로 낸 비밀정보공개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김 부장이 내부 자료를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하거나 언론에 제보한 것은 공익신고가 아니라고 재판부는 봤다. 공익신고자보호법 제6조는 행정, 감독, 수사기관 등에 신고하거나 수사의 단서를 제공하는 행위를 공익신고로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는 올해 3월에 김 부장의 내부제보가 공익성이 있다면 현대차에 김 부장을 복직시키도록 권고했다. 김 부장은 4월에 복직했지만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에 현대차는 복직권고 거부를 위한 행정소송, 김 부장을 상대로 낸 경찰고발 등 법적 대응을 전부 중단했다.

김 부장은 매체에 “현대차에 일할 때 좋은 연봉과 처우를 받았다”며 “한국에서 대기업을 상대로 싸우는 사람들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에 이어 뉴욕타임스도 내부제보자 김 부장과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면서 내부제보자가 살아남을 수 없는 한국의 기업문화에 해외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로이터는 15일 김 부장과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면서 “재벌이나 가족기업과 관련된 기업비리가 한국에서 비일비재하지만 내부제보자들이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며 “내부제보자를 보호하는 법이 있더라도 많은 내부제보자들은 해고당하거나 배척당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자동차 엔지니어인 김 부장은 지난해 한국에서 배신행위로 꼽히는 일을 했다”며 “그는 내부제보자가 된 것”이라고 봤다.

매체는 한국의 군대문화가 기업에 전파돼 엄격한 계층구조로 자리잡은 것으로 진단했다. 또 혈연, 지연, 학연으로 기업문화가 형성되면서 조직의 뜻과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기가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했다.
 

   
▲ 문재인 대통령.

김 부장은 매체에 “직장 내 높은 직위의 사람이 하라고 하면서 질문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따라야한다”며 “솔직하게 상사에게 의견을 말하면 해고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익제보자를 지원하는 한국의 시민단체인 호루라기재단의 2013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내부제보자 42명 가운데 60%가 내부제보를 한 이후에 해고됐다. 내부고발자들은 조사에서 직장동료의 배척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대답했다.

이영기 호루라기재단 이사장은 뉴욕타임스에 “현대차 내부제보자 사건은 대중의 관심이 높은 만큼 내부제보자에 대한 체계적 지원을 이끌어낼 방아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기회는 드물다”고 말했다.

영향력이 큰 대기업에 대한 인식변화가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뉴욕타임스는 주목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대차를 비롯해 삼성, SK, LG 등 4대 재벌을 개혁대상으로 꼽으면서 기업풍토를 바꾸는 데 힘쓸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치적 장애물과 경제위축에 대한 우려 등으로 당장에 큰 변화가 일어나진 않을 것으로 봤다고 매체는 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저작권자 © 비즈니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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