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이 그동안 힘을 쏟아온 엔진사업에서 성과를 본격적으로 내고 있다.

12일 두산인프라코어에 따르면 엔진사업에서 범용성과 친환경성을 앞세워 엔진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손동연, 두산인프라 엔진사업 '선택과 집중' 성과 내다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


두산인프라코어는 10월 초 이탈리아 농기계회사인 아르보스에 2020년부터 G2엔진을 공급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세계 지게차시장 2위인 독일 키온그룹과 산업용 엔진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유럽 산업용기계회사들과 엔진 공급계약을 꾸준히 성사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엔진사업에서 공급계약이 체결되면 장기계약이 대부분이다 보니 앞으로 매출까지 확보된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G2엔진은 소형 디젤엔진이다.

굴착기와 로더 지게차 농기계 등 넓은 범위의 산업용 장비에 탑재할 수 있는 범용성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의 까다로운 배기가스 규제(Tier4 Final)를 만족시킬만큼 기술도 갖췄다. 2014년 영국 지게차협회로부터 혁신부문 ‘올해의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유럽연합(EU)가 2019년부터 미세먼지 배출량을 0.015(g/kWh)로 제한하는 배기규제 ‘스테이지5’를 시행하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유럽시장에서 더욱 유리한 위치가 된다.

G2엔진은 이미 강화된 배기규제에 맞춘 엔진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현재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

손 사장은 유럽시장뿐 아니라 중국과 신흥시장에서도 G2엔진을 판매할 기반을 다졌다.

지난 8월 인도네시아 국영 엔진 생산회사인 BBI와 현지에서 엔진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2017년에는 중국 최대 농기구회사인 로볼과 합작법인 ‘로볼두산’ 설립 계약을 맺기도 했다. 로볼두산은 앞으로 G2엔진을 중국 배기가스 규제 등에 맞춰 현지화한 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할 계획을 세워뒀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로볼두산이 초기에 5만 대가량 생산하다 2020년부터는 해마다 10만 대가량 엔진을 공급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손 사장이 엔진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새 성장동력으로 선택했다.

엔진시장은 진입장벽이 높고 거래처 확보가 어려운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국가별 배기가스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어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아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기 어렵다.

또 막상 진입하더라도 공급계약을 따내기가 힘들다. 장비회사가 엔진을 변경한다는 것은 엔진과 연관된 흡배기계와 냉각계 등 부품들도 모두 변경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엔진 공급계약을 일단 체결하기만 하면 안정적 수익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한번 결정되고 나면 거래처 변경이 어려운 것이다.

손 사장은 2016년 4월 공작기계사업부문을 매각하고 엔진부문에 힘을 쏟았다.

공작기계사업부문은 2015년 기준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매출 가운데 17% 비중을 차지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사업부문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아 수익성 좋은 사업으로 꼽혔는데도 이를 매각하고 엔진사업에 투자한 것이다.

손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 전문경영인으로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취임 직후 영입됐다.

1958년 생으로 한양대학교 정밀기계학과를 졸업했다. 대우자동차에서 수석연구원과 GM대우 기술연구소장, 한국GM 부사장을 지내다 2012년 두산인프라코어 기술본부장(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