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앞으로 항공기 정비사의 이탈을 막기 위해 정비사 처우를 개선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기체 고장으로 운항 차질이 잇따르고 있는데 항공기 투자 부족이나 정비 방식의 문제 외에도 정비사들의 이탈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아시아나항공 정비사 이탈이 항공기 잦은 고장의 원인인가

▲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


23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정비인력의 이탈을 겪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정비사들이 임금 등 처우 문제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이나 저비용항공사들로 잇달아 이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국내 최초 항공정비(MRO)회사의 출범을 앞두고 상반기 경력직 직원 30여 명을 채용했으며 하반기 경력직 직원과 신입사원 3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을 세웠다.

정찬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직국장은 “아시아나항공이 정비사들 처우 문제를 가볍게 여기고 있다”며 “회사가 처우를 개선할 조짐이 보이지 않자 정비사들은 다른 정비회사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이 가입한 노조다.

아시아나항공은 7월1일 기준 정비사가 1406명이었는데 정비사 수가 한달 전인 6월1일보다 14명이 줄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아시아나직원연대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이 비용 절감을 위해 정비인력이나 정비부품 투자를 줄인 점이 항공기 고장의 근본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착륙 직후나 이륙 직전에 항공기를 충분히 정비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하지 않아 고장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직 문제는 정비사들 개인의 선택 문제”라며 “퇴사 사유 가운데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개선하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5일부터 23일까지 약 9일 동안 항공기 고장이 지속적으로 발견돼 항공기 운항에 차질을 겪었다. 
 
아시아나항공은 23일 오전 6시10분경 김포~제주 노선 항공편 OZ8431편에서 츨발을 앞두고 항공기 내부의 공기순환 계통 장비에 고장이 발생해 운항을 취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정비 작업에 들어갔으며 연결편 등 항공편 6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아시아나항공 정비사 이탈이 항공기 잦은 고장의 원인인가

▲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버스350' 항공기.


15일 베트남 하노이~인천 노선의 OZ728편과 인천~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의 OZ541편, 17일 인천~이탈리아 로마 노선의 OZ561편, 21일 일본 후쿠오카~인천 노선의 OZ212편, 22일 인천~중국 상하이 노선의 OZ363편, 인천~대만 타이베이 노선의 OZ713편에서 각각 기체에서 고장이 발견돼 항공편이 지연돼 운항됐다.

국토교통부는 22일부터 8월3일까지 아시아나항공을 특별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아시아나항공이 항공기 운항일정에 적정한 수준으로 정비인력을 운용했는지, 정비 관련 예산을 충분히 확보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정비 과정에서 항공기 부품을 빼서 다른 항공기에 장착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이 방식이 항공안전법 시행규칙에 발맞춰 진행하는 합법적 정비 방식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항공사가 직접 부품을 확보해 정비하는 것보다 안전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정비비용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75%로 지난해 1분기보다 0.2%포인트 줄었다. 

아시아나항공이 노선과 운항횟수를 늘리는 데 발맞춰 항공기 투자를 진행하지 않은 점도 항공기 고장이 자주 발생하는 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말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