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은 LS엠트론 대표이사 부회장이 트랙터사업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뒤 중국에서 사업을 키우는 데 힘쓰고 있다.

구 부회장은 트랙터사업을 더 키우려면 북미와 유럽에 의존하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성장 잠재력이 큰 중국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구자은, 중국에서 LS엠트론 트랙터사업 성장동력 찾는다

구자은 LS엠트론 대표이사 부회장.


23일 업계에 따르면 LS엠트론은 최근 중국에 트랙터 판매법인을 설립하며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LS엠트론은 지난해 중국 안후이성과 후베이성에 판매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랴오닝성에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LS엠트론 관계자는 “랴오닝성은 농기계 수요가 높기 때문에 유통사업을 전담할 직영점이 필요했다”며 “기존에는 대리점을 통해 영업이 이뤄졌지만 본사 직영의 판매법인이 세워져 더 체계적으로 농기계 유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S엠트론의 중국 트랙터사업 확대는 최근 구 부회장의 사업 재편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비주력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며 트랙터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동박, 박막사업부와 전장부품계열사 LS오토모티브 지분 46.67%를 1조500억 원에 팔았고 올해 3월 전자부품사업부와 울트라커페시티(UC)사업부, 자동차부품사업부를 매각하며 사업 재편을 사실상 마쳤다.

구 부회장은 5월 LS엠트론의 사업 재편을 놓고 “4차산업혁명 등에 급변하는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우리의 강점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발전 방향을 마련했다”라며 "LS엠트론을 기계산업의 강자로 키울 것"이라고 트랙터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구 부회장은 2023년 트랙터사업 등에서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까지 세워뒀다.

LS엠트론은 현재 북미나 유럽 트랙터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구 부회장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새로운 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중국은 LS엠트론의 트랙터사업 도약에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LS엠트론은 2008년부터 10년째 중국에서 트랙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 규모가 LS엠트론의 전체 트랙터사업에서 크지 않은 편이고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LS엠트론의 중국사업 매출은 사업 초기 10억 원 수준에서 2017년 584억 원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2017년 순손실 34억 원을 내는 등 7년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 트랙터시장의 성장가능성은 다른 어떤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중국의 2018년 농기계시장 규모는 약 5천억 위안(약 90조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중국 트랙터시장은 2011년부터 연 평균 10% 이상 성장해왔다.

일각에서는 구 부회장이 비주력사업을 매각한 자금을 중국 등의 현지 농기계업체를 인수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중국에서 생산된 농기계에 판매가격의 30%를 보조해주기 때문에 현지 생산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농기계 1위 기업인 미국 ‘존디어’도 중국에서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 현지에 공장을 설립했다.

LS엠트론은 비주력사업의 매각으로 약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한 만큼 다양한 투자방안을 저울질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S엠트론이 트랙터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만큼 중국 트랙터사업을 키우는 데 자금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농기계업체를 직접 인수하거나 중국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 등이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