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갑횡포 논란과 비리 의혹의 확산을 막기 위해 대대적 경영 쇄신안을 내놓을 수도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이 갑횡포 논란과 비리 의혹을 놓고 후속조치를 다시 내놓을 가능성이 떠오른다.
 
박삼구, 아시아나항공 경영퇴진 요구에 경영쇄신안 내놓을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과 기내식 공급 하청회사 대표의 자살을 놓고 직접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후폭풍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의 긴급 기자회견 이후 아시아나항공 여성 승무원들이 ‘새빨간 장미만큼 회장님 사랑해’ 등으로 개사해 노래하고 율동을 하는 모습이나 박 회장이 에어서울 승무원들에 부적절한 말을 하는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박 회장은 올해 2월 아시아나항공 여성 승무원들에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자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는데 이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여기에 세관을 거치지 않고 박 회장 일가가 짐을 들여왔다는 의혹도 직원들의 제보로 제기됐다. 관세청이 조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밀수' 논란으로 확대될 여지가 크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박 회장은 올해 2월 미투 논란과 관련해 사과했고 최근에도 부서들을 돌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며 "밀수 의혹은 구체적 정황이 밝혀진 게 없는 단순 의혹"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사태를 놓고 볼 때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앞으로 밀반입 물품이나 경위 등을 놓고 구체적 제보를 지속적으로 쏟아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박 회장은 4일 서울 종로구의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아시아나직원연대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데에 대책이 있는 지를 묻는 질문에 “우리 직원들이 회사에 불만이 있다면 회사에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책임질 일은 책임지고 고칠 일은 고치며 소통할 일은 소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이 추가 사과를 내놓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의 사외이사를 강화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등 책임지는 조치가 뒤따라야 불을 끌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아시아나항공 역시 사외이사가 오너일가의 경영에 감시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 서재환 금호산업 대표이사 사장 등 사내이사 3명과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 한대우 전 산업은행 부행장,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 이형석 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 등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외이사 면면을 놓고 아시아나항공이 정관계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사외이사에 정관계 인사들을 대거 앉힌 것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했다.    

아시아나항공 사외이사는 올해 1분기 이사회에서 주요안건 10건을 처리하는 동안 반대표를 한 표도 던지지 않았다.

특히 김 전 원장과 한 전 부행장, 정 전 총장은 지난해에도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 몸을 담고 있었지만 반대표를 던진 적이 없었다. 

아시아나항공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직원들은 박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시아나직원연대는 14일 대한항공직원연대와 연대해 갑횡포 뿌리뽑기와 오너일가의 경영퇴진 등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