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3위 사업자인 딜라이브가 매각 작업을 본격화하면서 유료방송시장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는 3월30일 서초방송을 경쟁사인 현대HCN에 335억 원에 매각한 데 이어 삼일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해 나머지 권역의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케이블TV 3위' 딜라이브 인수의 호기 잡아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관심은 LG유플러스의 행보다. 주요 인수 대상자인 이통3사 가운데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 모두 케이블TV 회사 인수에 관심이 있다. 하지만 당장 딜라이브 인수에 뛰어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SK텔레콤은 현재 보안회사 ADT캡스 인수를 위해 협상 중이다. ADT캡스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몸값 1조 원 이상의 딜라이브까지 인수하기는 쉽지 않다.

KT는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묶여있다.

KT는 2017년 상반기 기준으로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30.45%를 차지하고 있다.

현행 방송법과 IPTV법에 따르면 특수관계자를 포함해 한 사업자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이 전체 가입자의 3분의 1(33.33%)을 넘지 못한다. KT가 딜라이브 인수에 나서기 어려운 이유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올해 6월에 효력이 끝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규제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회사 인수에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2월27일 기자간담회에서 “CJ헬로뿐만 아니라 다른 케이블TV회사에도 관심이 있다”라고 딜라이브를 인수대상에 넣었다.  
 
LG유플러스, '케이블TV 3위' 딜라이브 인수의 호기 잡아

▲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이사.


LG유플러스는 당초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 인수에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CJ헬로가 매각설을 부인한 만큼 딜라이브 인수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시장에서 점유율 10.42%를 차지하고 있는데 딜라이브(점유율 6.66%)를 인수하면 점유율 기준으로 단숨에 KT에 이은 2위 사업자가 된다. 

걸림돌은 딜라이브의 높은 몸값이다.

가입자 5만1천 명의 서초방송이 335억 원에 팔린 것을 고려하면 약 240만 가입자를 보유한 딜라이브의 기업가치는 약 1조6천억 원으로 평가된다. LG유플러스가 독자적으로 인수하기에는 덩치가 크다. 딜라이브는 2015년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가격 문제로 번번이 무산됐다.

지금은 다르다. 서초방송 매각에서 드러났듯이 딜라이브는 권역별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원하는 지역의 방송을 인수하는 데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된 셈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케이블TV 인수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검토한다는 것이 기본적 방침”이라며 “유료방송시장의 상황을 지켜보며 면밀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