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페토가 메타 뛰어넘었다", 네이버 SK텔레콤 메타버스 성과에 외신 주목

▲ 미국 메타가 메타버스 플랫폼 경쟁에서 네이버나 SK텔레콤 등 한국 업체들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타가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월드'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네이버와 SK텔레콤이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대규모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는 등 성과를 내면서 미국의 메타를 앞서나가고 있다는 외국언론의 평가가 나왔다.

메타가 페이스북에서 회사이름을 바꾼 뒤 메타버스 신사업 성공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벌이고 있지만 인지도나 수익모델을 확보하는 데 모두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IT전문지 베르딕트는 2일 “메타가 판을 벌인 메타버스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승기를 잡고 있다”며 “결국 메타가 경쟁에서 뒤처지고 말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메타는 가상현실 콘텐츠를 구동할 수 있는 전용 헤드셋 ‘퀘스트’ 시리즈와 가상현실 플랫폼 ‘호라이즌월드’ 등을 개발하는 데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최근 1년 동안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 메타버스 관련 분야에 들인 연구개발 비용만 104억 달러(약 13조6천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러나 막대한 투자에 비해 성과는 매우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타의 호라이즌월드 플랫폼 월간 활성이용자(MAU) 수가 9월 기준으로 20만 명 안팎에 그치기 때문이다.

베르딕트는 이런 결과가 한국 기업인 네이버와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과 크게 비교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네이버 제페토 플랫폼의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는 3억 건, 월간 활성이용자 수는 2천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메타 호라이즌월드의 약 100배에 이르는 수치다.

제페토 이용자 가운데 한국인의 비중은 약 5%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가 제페토 플랫폼의 글로벌 출시 확대에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의미다.

베르딕트에 따르면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역시 1280만 건의 다운로드, 260만 명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를 기록하며 메타를 크게 앞서고 있다.

메타가 보유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플랫폼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는 모두 30억 명에 이른다. 네이버와 SK텔레콤의 플랫폼 및 서비스 이용자 수를 압도하는 수치다.

그러나 메타가 정작 핵심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메타버스에서는 네이버와 SK텔레콤보다 훨씬 부진한 성과를 내면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페토가 메타 뛰어넘었다", 네이버 SK텔레콤 메타버스 성과에 외신 주목

▲ 네이버 제페토 플랫폼에서 열린 풀무원의 마케팅 행사 이미지.


베르딕트는 메타가 메타버스 플랫폼의 사업화 측면에서도 네이버나 SK텔레콤에 비교해 뒤처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네이버는 제페토 플랫폼으로 외부 협력업체의 행사나 마케팅 등을 진행하며 수익원을 확보했다. 이용자들이 가상 공간에서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삼성전자와 나이키, 구찌와 랄프로렌, 불가리 등 대기업도 제페토 플랫폼을 통해 마케팅을 하거나 가상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프랜드 플랫폼을 통해 K팝 행사를 개최하는 등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대학교와 협력해 디지털 캠퍼스를 메타버스 공간에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베르딕트는 네이버와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지금과 같이 전 세계에서 영향력을 넓혀갈수록 메타의 플랫폼이 설 자리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메타가 메타버스를 통해 디지털 경제 시대를 선도하려 했지만 결국은 다른 기업들의 성장을 지켜봐야만 하는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베르딕트에 따르면 최근 메타버스와 관련해 진행된 전 세계 이용자들의 검색 순위 조사에서 메타는 10위 안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 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의 메타버스 신사업 투자가 결국 큰 실패로 끝나고 말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베르딕트는 “메타가 다양한 방식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이용자 및 수익원 확보를 추진하고 있지만 관심을 끄는 데 실패하고 있다”며 “반면 한국 기업들은 사업 확장 기회를 더욱 넓히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