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석준 쌍용건설 대표이사 회장이 ‘제2의 중동붐’ 물결 속에서 해외건설 명가의 저력을 보여줄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수도 리야드 도시계획의 핵심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는 ‘킹 살만 파크’ 사업을 따내 해외 랜드마크 건축물 부문에서 또 하나의 기념비를 세우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쌍용건설 ‘30조’ 사우디 킹살만파크 눈독, 김석준 놀라운 인맥 '큰 힘'

▲ 쌍용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가 수도 리야드에 조성하는 30조 원 규모의 '킹 살만 파크' 프로젝트 사업수행능력평가에 참여해 입찰 전 사전심사를 밟고 있다. 사진은 김석준 회장(사진)이 그동안 쌓은 인맥이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25일 쌍용건설과 해외건설업계 안팎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세계 최고 규모 공원을 조성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킹 살만 파크 프로젝트가 조만간 네옴시티와 연동해 구체적 사업 발주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건설은 현재 킹 살만 파크 프로젝트 사업수행능력평가(PQ)에 지원해 프로젝트 입찰 전 사전자격심사를 받고 있다.

이는 입찰 자격을 얻기 위한 절차로 쌍용건설은 킹 살만 파크 부지에 조성될 고급 호텔과 박물관 등 랜드마크 건축물 수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쌍용건설은 최근 글로벌세아그룹에 인수되면서 새로운 주인을 맞이했는데 킹 살만 파크와 같은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 성과는 회사의 가치를 입증해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글로벌세아그룹 역시 쌍용건설을 인수하면서 해외건설부문 경쟁력 강화와 시너지 확대 등에 의지를 보였다.

킹 살만 파크는 5천억 달러를 투입하는 미래 신도시 네옴시티 사업과 함께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비전2030’ 계획의 핵심 프로젝트다.

사우디 비전2030은 최근 한국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 2016년 4월 발표한 사우디 개혁 계획이다. 석유산업 의존도를 낮추고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서 사우디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쌍용건설 ‘30조’ 사우디 킹살만파크 눈독, 김석준 놀라운 인맥 '큰 힘'

▲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16㎢ 부지에 230억 달러를 투입해 조성하는 세계 최대 공원과 문화예술주거 복합단지 '킹 살만 파크' 프로젝트 전체 조감도. <리야드시 왕립위원회 홈페이지>

킹 살만 파크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 16만㎢ 부지에 230억 달러(30조6130억 원)를 투입해 세계 최대 공원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부지 면적이 서울 여의도의 16배, 미국 센트럴파크의 5배 수준이다.

이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2019년 3월 공개한 리야드의 주요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거대한 공원으로 도시에 ‘녹색 허파’를 만들고 문화예술과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지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우디가 공개한 개발계획를 살펴보면 킹 살만 파크는 100만 그루 이상의 나무로 숲을 조성한다. 여기에 새와 나비 보호구역을 포함한 녹지공간과 왕립예술단지, 박물관 등 문화시설, 스포츠 및 레크리에이션시설, 주거 및 호텔시설, 방문자 센터, 공공도서관 등이 들어선다. 

킹 살만 파크 재단은 올해 5월 왕립예술단지 공사에 착공하면서 프로젝트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왕립예술단지는 2500석 규모의 국립극장부터 8천 명을 수용하는 야외극장, 시네마 복합단지, 예술아카데미, 아이들을 위한 교육센터 등으로 구성된다. 

쌍용건설이 강점을 지닌 고급 호텔시설 계획을 살펴보면 킹 살만 파크 부지에는 모두 호텔 16개(객실 약 2300개)가 들어선다.
 
쌍용건설 ‘30조’ 사우디 킹살만파크 눈독, 김석준 놀라운 인맥 '큰 힘'

▲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조성하는 킹 살만 파크에 들어설 왕립예술단지 조감도. 왕립예술단지에는 국립극장, 야외 원형극장, 박물관, 아카데미, 아티스트 스튜디오, 영화관 등이 들어선다. <킹 살만 파크 재단 홈페이지>

문화시설분야에서는 항공박물관, 천문우주박물관, 식물박물관, 가상현실박물관, 건축박물관, 과학박물관 등 모두 6~7개의 박물관과 예술적 랜드마크를 세운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쌍용건설은 고급 건축물 시공으로 한국보다 해외 건설시장에서 더 알아주는 건설사다.

여기에 킹 살만 파크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조지 타나시제비치 CEO와 과거의 좋은 인연을 맺은 적도 있다.

조지 타나시제비치 CEO는 쌍용건설이 해외 고급 건축물시장에서 시공능력을 인정받게 된 대표적 포트폴리오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프로젝트의 책임자였다.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은 57층짜리 타워 3개 위에 거대한 배 모양 스카이파크(하늘정원)를 얹은 건축물로 명실상부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다.

쌍용건설은 2007년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입찰에서 세계 유수의 건설사들도 설계의 구조학적 문제, 시공공법 등에 난색을 표하며 물러났던 사업을 맡아 성공적으로 시공했다.

조지 타나시제비치 CEO는 최근 사우디 현지를 방문한 한국 수주지원단을 초청한 자리에서 “쌍용건설이 이룬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며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마리나베이샌즈 프로젝트에 참여해 예산부터 모든 일정을 직접 챙기면서 인상적 성과를 보여준 나의 영웅”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조지 타나시제비치 CEO는 김 회장과 한국 수주지원단을 이끈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따로 초청해 별도의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쌍용건설 ‘30조’ 사우디 킹살만파크 눈독, 김석준 놀라운 인맥 '큰 힘'

▲ 쌍용건설이 시공을 맡아 2010년 준공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쌍용건설>

김 회장은 쌍용건설 설립 초기부터 일찍이 해외시장을 개척해 쌍용건설을 해외건설 명가로 재건한 장본인이다.

1983년 쌍용건설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40여 년 동안 회사를 이끌면서 해마다 연말연시, 명절마다 해외현장을 직접 방문하면서 해외사업을 챙기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추석 명절에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두바이 출장에 나서 쌍용건설이 시공하는 두바이 로열아틀란티스 호텔 현장을 점검했다.

김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020년 9월과 12월에도 두바이 현장을 방문했고 2021년 4월에는 싱가포르 출장에 나섰다.

김 회장은 쌍용건설이 해외시장에 진출했던 초기부터 수십 년 동안 해외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면서 중동과 싱가포르 등의 현지 인맥을 탄탄히 구축했다. 김 회장은 두바이 등 중동 정재계 인사들과 친분이 두텁고 특히 싱가포르 화교사회의 ‘마당발’로 알려져 있다.

이에 쌍용건설의 주인이 여러 번 바뀌는 동안에도 김 회장은 계속 쌍용건설 대표이사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 회장은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이다. 쌍용건설이 설립된 1977년 쌍용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해 그룹 경영에 합류했다. 

미국 로스앤젤러스와 뉴욕 등 해외지사에서 근무하다 1982년 쌍용건설 이사로 이름을 올린 뒤 1983년 쌍용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회장은 쌍용그룹이 해체되고 쌍용건설이 채권단 관리 등을 겪고 회사의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는 40여 년 동안 쌍용건설을 이끌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킹 살만 파크는 안에 여러 건축물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 발주가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프로젝트 대표이사와 유대관계가 있는 점 등에서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