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7세대 국내 '왕좌' 자리 6년째 이어가나, 현대차 출고 속도가 변수

▲ 현대차가 7세대 풀체인지 그랜저(사진)를 출시하면서 올해까지 6년째 국내 시장 왕좌를 지킬 것인지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 그랜저가 올해도 '국민차' 자리를 노린다. 

현재 그랜저 7세대인 풀체인지 모델에 대기 주문만 10만 대 이상이 몰렸지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여파가 이어지고 있어 자동차 출고 속도가 국내차 왕좌를 지키는데 변수로 꼽힌다.
 
22일 자동차 통계 분석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을 기준으로 국내 베스트셀링 모델은 기아 쏘렌토(5만4853대)로 나타났다. 현대차 그랜저(5만4359대)에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쏘렌토는 2위에 머물렀지만 그랜저가 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두고 생산을 줄이면서 쏘렌토가 치고 나갔다.

하지만 두 차종의 판매 차이는 500여 대로 근소한 만큼 최근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한 그랜저가 판매경쟁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현대차는 14일 7세대 그랜저 ‘디 올 뉴 그랜저’를 공식 출시했다. 2016년 11월 6세대 그랜저 이후 6년 만이다.

그랜저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으로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달리며 왕좌를 유지해왔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까지 누적 판매량에서 그랜저가 1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하반기 들어서 새 그랜저 출시를 앞두고 판매가 줄어들면서 쏘렌토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랜저는 2016년 6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한 이후 판매 돌풍을 바탕으로 각종 국내 자동차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대표적으로 2020년 1년 동안 14만5464대가 팔리면서 국내 준대형차 역사상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7세대 그랜저 역시 정식 출시 전 대기 고객만 10만 명이 넘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이어지며 7세대 그랜저 생산이 대기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나온다.

현재 7세대 그랜저의 사전계약 물량은 10만 대가 넘지만 차량용 반도체 및 부품 공급난 여파로 다른 차보다 대기 기간이 길다는 점이 판매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 대리점에서는 현재 신형 그랜저를 사전계약한 고객들에게 출고 대기 기간을 모델에 따라 10개월에서 1년 6개월로 안내하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모델의 경우 현대차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할 것으로 예상돼 2024년이 되서야 차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기아 역시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라는 같은 문제를 겪고 있지만 쏘렌토의 경우 하이브리드모델이 약 7개월, 가솔린 모델은 4개월 정도로 그랜저와 비교하면 차량을 빨리 받을 수 있다.

더구나 현대차가 7세대 그랜저를 출시하면서 판매 가격을 인상한 점도 추후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
 
그랜저 7세대 국내 '왕좌' 자리 6년째 이어가나, 현대차 출고 속도가 변수

▲ 현대차가 7세대 풀체인지 그랜저(사진)의 가격 상승이 판매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신형 그랜저가 5m가 넘는 길이를 포함해 차체를 키우고 각종 첨단 기술을 적용하면서 납득할 수준의 가격 인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할부와 관련해 금리가 상승한 상황에서 가격까지 인상돼 소비자들로서는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를 출시하면서 옵션을 포함하지 않은 시작가를 기준으로 평균 약 350만 원가량 차값을 올렸다.

여기에 인기 옵션도 일부 가격이 인상되면서 신형 그랜저 3.5리터 가솔린 AWD 풀옵션 모델의 경우 기존보다 약 1천만 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자동차 할부 금리도 올해 3분기 평균 7%(현금 20% 납입, 만기 36개월 기준) 수준의 금리가 적용됐지만 현재와 같은 속도로 국내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올해 4분기는 이보다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내 베스트셀링 모델 경쟁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가 이름을 올린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며 “7세대 신형 그랜저가 출시된 만큼 11월과 12월 판매량에서 그랜저가 치고 나갈 가능성이 크지만 1위를 다투는 두 모델 모두 수요보다 생산이 부족한 만큼 얼마나 생산을 빨리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