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차기 Sh수협은행장 공모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인선 작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행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정부와 수협중앙회 측 위원들이 지나치게 지체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한다면 기존 후보 가운데서 최종 행장 후보가 나올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차기 수협은행장 안 뽑나 못 뽑나, 재공모에도 흥행 부진 이유는

▲ 차기 Sh수협은행장 공모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인선 작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Sh수협은행에 따르면 행장추천위원회는 15일에 회의를 열어 최종 후보를 뽑기 위한 논의를 다시 진행한다.

행장추천위원회는 전날 재공모에 지원한 후보 2명을 상대로 면접을 진행했지만 최종 행장 후보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회의를 뒤로 미루는 결정을 내렸다.

면접 당일에 행장추천위원회가 토의를 거쳐 최종 행장 후보를 뽑았던 과거 사례에 비쳐보았을 때 이번 결정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2020년 공모에서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재공모까지 이뤄졌으나 당시 행장추천위원회는 재공모 지원자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던 날에 최종 행장 후보를 선정했다.

일각에서는 재공모 지원자가 적었던 탓에 행장추천위원회가 이들 후보들 중에서 Sh수협은행을 이끌 적임자를 찾지 못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017년 공모 때는 1차 공모에서 지원자가 4명으로 그쳤지만 재공모에서는 11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2020년 공모에서도 1차 공모에 5명이 지원했으나 재공모에서 6명이 추가로 지원했다.

하지만 올해 공모를 살펴보면 1차 공모 때 5명 지원했고 재공모에서는 2명을 더 받는데 그쳤다.

금융업계는 재공모 과정에서 지원자가 적었던 이유로 차기 행장으로 염두에 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영향을 줬다고 바라본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누군가 차기 행장으로 낙점을 받아 들어올 사람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며 외부에서 들러리를 설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퍼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수협중앙회는 내부출신 인사를 행장으로 바랄 것이고 정부에서도 관료 출신이나 정부와 인연이 있는 인사를 밀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기 때문에 다른 금융권 인사나 교수 출신이 지원해봤자 소용없다는 생각에서 지원 자체를 안했다는 것이다. 

금융업계는 재공모에 지원한 외부인사 중에 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장에 주목하고 있다.

신 원장은 수협은행장 재공모에 앞서 10월에 진행됐던 보험개발원장 공모에 지원했다가 탈락했다. 이때 다음 보험개발원장에 낙점된 인물이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동기인 허창언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였다. 

이에 신 원장이 비록 보험개발원장에서는 낙마했지만 경제관료 출신에 금융위원회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정부 측에서 차기 Sh수협은행장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행장추천위원들 가운데 2명의 위원을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에서 추천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정부 측 행장추천위원들은 과거 공모 과정을 살펴보았을 때 관료 출신의 외부인사를 행장으로 선호해 왔다.

2020년 공모 때도 표면적으로는 행장 후보군을 확대할 필요하다는 이유로 재공모가 진행됐으나 사실 1차 공모 지원자 가운데 관료 출신의 외부인사가 없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는 후문이 있다.

반면 수협중앙회는 7명의 후보 가운데 내부출신이 4명이나 되기 때문에 내부출신 후보 중에서 차기 행장을 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협중앙회가 2030년까지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상황에서 주력계열사가 될 Sh수협은행을 내부출신이 이끄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길 것으로 보인다.

행장추천위원회가 15일 회의에서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기존 후보들 가운데에서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김진균 Sh수협은행장의 임기가 10일에 끝나는 상황에서 공모절차가 계속 지체된다면 행장추천위원회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 공모 당시에도 행장 공모가 3차까지 진행되며 차기 행장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수협중앙회지부에서 성명을 내 강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

금융업계는 7명의 후보 가운데 내부출신인 김진균 Sh수협은행장과 강신숙 수협중앙회 금융담당 부대표, 외부출신인 최기의 KS신용정보 부회장과 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장을 유력 후보로 보고 있다.

김 행장은 현직 Sh수협은행장이라는 이점이 있고 강 부대표는 수협중앙회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유일한 여성 후보라는 강점이 있다.

최 부회장은 KB금융지주회장 물망에도 올랐던 뛰어난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을 수 있고 신 전 원장은 경제관료 출신으로 금융분야에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행장추천위원회가 재논의하기로 했기 때문에 지원자를 추가로 더 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종 행장 후보는 행장추천위원회 위원 5명 가운데 4명의 동의를 받아 결정된다. 

하지만 위원회는 정부 측 인사 3명, 수협중앙회 측 인사 2명으로 구성돼 있어 양 쪽의 의견 일치가 없다면 사실상 행장 선임이 불가능한 구조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