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TSMC가 애플의 거부에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가격 인상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4일 디지타임스와 경제일보 등 대만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2023년 파운드리 가격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으며 애플이 마지못해 이를 수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TSMC 파운드리 가격 인상 고수, 애플 'A17바이오닉' 출시 차질 생기나

▲ 4일 디지타임스와 경제일보 등 대만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2023년 파운드리 가격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으며 애플이 마지못해 이를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애플 아이폰과 TSMC가 제조한 모바일 프로세서 'A16 바이오닉' 이미지. <스크린랜트>


이는 지난 주 애플이 TSMC의 파운드리 가격 6~9% 인상안에 반발하며 가격 동결을 요구했다는 대만 IT매체 이코노믹데일리뉴스의 보도와 배치되는 내용이다.

그만큼 애플과 TSMC의 파운드리 가격 책정을 둘러싼 갈등이 가볍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TSMC는 2023년 8인치 웨이퍼 생산가격을 6%, 12인치 웨이퍼 생산가를 3~5% 올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올해와 마찬가지로 애플에는 3%의 가격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웨이퍼 생산에 사용되는 인건비와 전기요금, 원자재 구입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TSMC는 반도체 공장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어 이러한 가격 인상이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TSMC는 약 5%의 가격 인상 폭이 동종업계 경쟁업체와 비교해 높지 않은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TSMC에 의존하고 있는 대부분의 고객사는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애플은 TSMC의 가격 인상폭이 과도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TSMC 전체 매출의 약 25%를 담당하는 최대 고객이다.

따라서 애플이 가격 인상안을 계속 거부한다면 TSMC는 비용부담을 고객사에 전가할 수 없어 2023년 수익성 개선이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게다가 엔비디아 등도 애플과 TSMC의 협상 결과를 지켜본 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으로 알려져 TSMC로서는 애플과 협상이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도 TSMC의 가격 인상안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협상이 지지부진해진다면 애플의 차세대 칩셋 출시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11월에 공개할 맥북용 칩셋인 M2프로와 M2맥스는 TSMC의 5나노 공정으로 제조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2023년 아이폰15프로 시리즈에 탑재될 모바일 프로세서(AP) A17 바이오닉과 2024년 공개 예정인 M3칩 등은 TSMC의 3나노 공정으로 제조될 예정이다.

해외 IT매체 WCCF테크는 “애플이 TSMC의 가격 인상안을 거부한다면 A17 바이오닉과 M3 제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3나노 공정은 생산 비용이 4나노보다 훨씬 비싼데 애플이 아이폰15프로 시리즈 AP 가격을 아이폰14와 비슷하게 책정할 경우, TSMC는 수익률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