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의 운명이 걸려있는 용선료 협상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한진해운도 1차 용선료 협상을 마쳤지만 유동성 문제가 용선료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사재출연 압박도 세지고 있다.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마무리 단계, 한진해운 지지부진  
▲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현재 벌크선 선주 2곳과 막바지 용선료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현대상선은 최근 용선료 비중이 높은 컨테이너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지은 뒤 벌크 선주와 개별 협상을 이어왔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조만간 완료될 것”이라며 “선주가 많아 협상과 관련한 마무리 절차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이르면 8일, 늦어도 이번주 안에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조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용선료 인하율은 20% 초반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현대상선이 목표로 제시했던 30%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용선료 인하 자체가 해운업계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의미있는 성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상선 주가는 7일 용선료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에 직전 거래일보다 12.5% 오른 1만845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협상을 마친 뒤 해운동맹 가입을 위해 해운사를 개별적으로 접촉해 설득에 온힘을 쏟는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한진해운도 용선료 협상에 한창이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6일 “현재 용선료 조정의 필요성 등을 설명하는 1차 협상을 완료한 상태로 협상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이 용선료를 연체하면서 협상에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자 이를 부인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가시지 않으면서 조양호 회장에 대한 사재출연 압박강도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한진해운은 현재 1천억 원 정도의 용선료를 연체했는데 6월에 연체금액이 2천억~3천억 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해운은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을 바탕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용선료 연체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자구안 규모가 4100억 원으로 크지 않아 운영자금을 마련하기도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 내부에서 최소한 지금 당장 필요한 운영자금이나 밀린 연체료라도 한진그룹에서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