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KB금융그룹은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자본투입이나 외형확장 이외에 비은행 계열사 출신 인사를 금융지주의 요직에 앉히면서 비은행 부문의 위상을 끌어올려 나가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비은행 힘 싣는다, 계열사 출신 지주 요직에 배치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5일 KB금융그룹 안팎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최근 김세민 KB캐피탈 전무를 지주 전략총괄담당(CSO)으로 선임했다. 비은행 출신의 중용이다. 

김 전무는 1971년생으로 나이도 비교적 젊은 편이고 지주나 은행출신도 아니다. 윤종규 회장은 비은행 계열사 출신을 지주 전략총괄담당이라는 요직에 앉히는 파격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여겨진다.

비은행 계열사 강화전략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 윤 회장의 지론과 일맥상통하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KB금융은 2021년 말 지주 재무총괄(CFO)에 KB증권 출신의 서영호 전무를 임명하면서 비은행 계열사 인재를 요직에 기용했는데 또다시 비슷한 기조의 인사를 시행한 것이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과거에는 후보자군이 지주와 은행에 몰려있었다면 최근에는 계열사 전반에 관련 역량을 갖춘 후보들의 수가 많아졌다"며 "출신과 관계없이 역량을 중심으로 이뤄진 인사"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CSO와 CFO가 지주에서 지니는 의미가 큰 만큼 윤 회장의 비은행 강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본다.

윤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비은행 강화'를 외치며 은행중심의 수익구조를 벗어나야 한다고 지속해서 강조해 왔다. KB손해보험, KB증권, 푸르덴셜생명 등 굵직한 인수합병을 윤 회장이 직접 주도적으로 나서 추진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KB금융지주는 비은행 계열사들의 성장에 힘입어 2020년에 신한금융지주를 누르고 리딩금융 자리를 찾아왔으며 2021년에도 왕좌를 지켰다.

최근에는 보험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은 2023년 초 통합법인 출범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통합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으며 KB손해보험은 자회사 KB헬스케어를 통해 미래 신산업인 디지털 건강관리 분야에 손을 뻗고 있다.

다만 이런 노력에도 최근 자본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비중은 1년전과 비교해 줄었다.

지난해 KB금융지주는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의 비중을 40% 이상으로 올리면서 윤 회장이 당초 목표로 삼았던 수치를 달성했다. 

다만 올해 1분기 들어서는 비은행계열사의 순이익 비중이 30% 초반선으로 후퇴했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및 금리상승에 따라 증권부문 실적이 부진했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이자이익 증가와 비용관리 성과를 바탕으로 은행실적은 확대됐다.

2019년 윤 회장은 "현재 은행과 비은행의 비중이 70 대 30이고 앞으로는 60 대 40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이 과정에서 은행이 작아지면 안 되고 은행이 탄탄하게 앞서가면서 남은 회사들을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1분기에는 목표치로 삼았던 60 대 40의 비중은 맞추지 못했지만 은행이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윤 회장의 바람대로 비은행 강화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그룹의 1분기 순이익은 1조4530억 원이다. 2021년과 1분기보다 14.4% 증가한 규모다.

사업부문별 비중을 살펴보면 은행부문이 전체 순이익의 67%, 보험부문이 14%, 증권부문과 신용카드 부문이 각각 8%씩을 차지했다.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