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비엔씨가 대만 골든바이오텍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안트로퀴노놀' 도입을 앞두고 있다. 다만 치료제를 실제로 시장에 공급하기까지 의료당국의 긴급사용승인 등 허가절차가 남아있다.

현재 미국 MSD와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및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비엔씨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안트로퀴노놀이 최대한 빠르게 허가를 받아야 하는 셈이다.
 
한국비엔씨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도입 가시권, 미국 빠른 허가 기대

▲ 한국비엔씨 로고.


2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에 관한 허가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어 향후 안트로퀴노놀에 대해서도 빠른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은 지난해 12월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에 관한 긴급사용승인을 내렸다. 화이자가 승인을 신청한 후 약 1개월 만이었다.

MSD의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역시 긴급사용승인 신청 약 2개월 만인 지난해 12월에 허가를 받았다.

이는 미국 식품의약국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 4월부터 코로나19 치료 가속화 프로그램(CTAP,  Coronavirus Treatment Acceleration Program)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CTAP는 새로운 코로나19 치료법에 관해 ‘빠른 승인’과 ‘안전성 및 효과 확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마련됐다. 기관 자원을 최적화해 치료제 연구 검토절차를 간소화하고 임상 데이터를 신속하게 검증하는 데 중점을 뒀다.

앞서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2020년 5월 임상3상 예비분석 결과발표 후 이틀 만에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것도 CTAP에 의한 성과로 전해졌다.

골든바이오텍은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안트로퀴노놀의 임상1상을 면제받았고 최근 현지에서 임상2상을 마쳤다. 올해 3~4월 임상2상 결과보고서가 나오면 해당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기로 했다. 

다른 치료제들의 사례를 보면 안트로퀴노놀의 긴급사용승인 여부 역시 신청 후 1~2개월 안에 결정될 공산이 크다. 만약 긴급사용승인이 통과되면 그때부터 한국비엔씨의 역할이 시작된다.

한국비엔씨는 골든바이오텍의 첫 안트로퀴노놀 관련 파트너사다. 지난해 1월 골든바이오텍과 안트로퀴노놀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한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터키에서 유통·판매·제조 독점권을 확보했다. 안트로퀴노놀이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경우 골든바이오텍으로부터 생산기술을 이전받고 제품을 생산해 공급하게 되는 것이다. 

매출 대부분이 필러, 창상피복재 등 의료기기에 집중된 한국비엔씨가 코로나19 치료제를 앞세워 의약품 쪽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게 되는 셈이다. 미국 투자자문사 번스타인에 따르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시장은 2023년 6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코로나19 치료제시장은 다른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미국 식품의약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코로나19 치료제 14종이 긴급사용승인을 받았고 추가로 470여 종이 연구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 셀트리온의 렉키로나 등 정맥주사형인 치료제에 이어 먹는 치료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정부는 팍스로비드와 몰누피라비르 등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100만 명분을 확보해 국내 공급에 나섰다. 또 신풍제약, 대웅제약 등 국내 기업들도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는 중이다. 

안트로퀴노놀의 빠른 승인이 중요한 까닭이다.

한국비엔씨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판권지역에 대한 치료제 독점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이 예상된다”면서도 “안트로퀴노놀이 신약으로서 허가를 받아 제품화된다고 하더라도 시장 경쟁력 결여 등의 이유로 수익 창출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안트로퀴노놀은 대만 버섯 안트로디아캄포라타에서 파생된 물질로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급성골수성백혈병, 간세포암 및 췌장암에 대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로도 긍정적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골든바이오텍이 5일 발표한 1차 임상 시험결과에 따르면 안트로퀴노놀 시험약 투약 후 14일째 회복률(호흡부전이 없이 생존할 확률)은 97.9%를 나타냈다. 또 투약 후 28일째까지 사망이나 호흡부전 없이 100% 회복률을 보였다. 안전성과 내약성 역시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