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에게 올해는 의미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이 올해 미국에서 품목허가를 취득하고 임상에서도 진척이 예상돼 한미약품은 안정적으로 마일스톤(기술수출수수료) 수익을 올리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미약품 기술수출 수확 본격화, 권세창 신약 임상자금 걱정 없어

권세창 한미약품 신약 개발부문 총괄 대표이사 사장.


24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기술수출한 후보물질 '롤론티스'와 '포지오티닙'이 올해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롤론티스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포지오티닙은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한미약품은 롤론티스를 2012년에, 포지오티닙을 2015년에 미국 제약회사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했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후보물질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올해 임상2상 중간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후보물질로 한미약품은 이를 2020년 미국 제약회사 MSD(머크)에 기술수출했다.

스펙트럼은 앞서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에 포지오티닙의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롤론티스는 올해 1분기에 품목허가를 위한 식품의약국 재실사를 앞두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올해 하반기에 스펙트럼이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롤론티스와 포지오티닙의 품목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바라본다.

한미약품은 포지오티닙과 롤론티스이 허가를 받아 판매되면 스펙트럼으로부터 일정한 금액을 마일스톤(기술수출수수료)으로 받는다. 2가지 신약의 순매출 기반 마일스톤으로 책정된 금액만 연간 최대 4억4500만 달러(약 53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미국 MSD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후보물질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임상2상 중간결과를 올해 안에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예정대로 진행되면 한미약품은 올해부터 MSD로부터 마일스톤을 받게 된다. 마일스톤 규모는 모두 8억6천만 달러(약 1조256억 원)에 달한다.

한미약품이 올해 기술수출 마일스톤을 수령하면 현재 직접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시험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현재 한미약품은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글로벌 임상3상, 성장호르몬결핍증 치료제 후보물질 ‘에페소마트로핀)’의 유럽 임상2상,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후보물질 ‘HM15211’의 글로벌 임상2상, 선천성고인슐린증과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HM15912’의 글로벌 임상2상 시험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신약 개발을 위한 평균 임상 비용으로 임상1상은 50억 원 안팎, 임상2상은 200억 원 안팎, 임상3상은 1천억 원 안팎이 필요하다.

한미약품이 올해 스펙트럼과 MSD로부터 받게 될 마일스톤 규모면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비용으로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2021년 연결기준 매출 1조1857억 원, 영업이익 1158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보다 매출은 10.2%, 영업이익은 136.5% 늘어나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앞으로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한미약품의 신약 후보물질을 더 주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임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롤론티스는 2022년 1분기 재실사 신청 예정이며 포지오티닙은 2022년 하반기 미국 조건부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MSD가 진행하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2상 중간결과 발표도 있어 긍정적 결과가 나오면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탄탄한 내실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 더욱 매진하자”며 “실속 있는 성장을 통해 지속가능을 이루고 이 지속가능을 통해 혁신경영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