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한샘 대표집행임원이 리모델링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김 대표는 대표집행임원에 오른 뒤 경영활동의 첫 포문을 기존 리모델링사업의 확대로 열었는데 이를 두고 가구업계에서는 한샘이 새 주인을 맞아 국내 1위 가구·인테리어 기업이라는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길'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샘 리모델링사업 확대, 김진태 '공간별 패키지'로 업계 1위 다진다

▲ 김진태 한샘 대표집행임원.



21일 한샘에 따르면 각종 가구와 바닥재, 벽장재, 조명까지 포함한 리모델링에 필요한 모든 인테리어 제품과 시공 서비스까지 한샘에서 책임지는 공간별 리모델링 패키지를 새롭게 선보였다.

한샘은 최소 2일이라는 짧은 시공기간과 공사기간 중에도 거주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워 리모델링시장에서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샘은 그동안 리모델링분야 역량 강화에 공을 들여왔는데 김 대표가 이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샘은 현재 책임시공을 위한 전문인력 8천 명, 한샘 리하우스의 상담전문가 2500여 명을 확보했다. 있다. 지난해 초보다 각각 78%, 150% 늘린 것이다.

충분한 시공 전문인력 확보를 통해 책임시공 건수를 늘려가면 그동안 지속된 소비자들과의 시공 하자분쟁도 줄여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도 인테리어 관련 인력을 지속해서 충원해 지난해 설립한 아카데미에서 이들을 시공 전문인력으로 키우고 전국적으로 리모델링 전문 브랜드인 ‘한샘 리하우스’ 매장을 50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샘은 지난해 한샘 아카데미를 세우고 체계적 시공 전문인력 육성시스템을 구축했다.

한샘 아카데미는 인테리어 실무교육을 최소 10일에서 최대 2개월 진행한 뒤 경력 시공기술자와 함께하는 6~12개월의 현장 실습교육을 통해 전문인력을 키워내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초 4500여 명이던 한샘 시공협력기사는 1년만에 8천 명으로 증가했다.

김 대표가 한샘이 잘하는 일에 더욱 힘을 주는 쪽으로 경영전략을 세운 이유는 당분간 시간을 벌기 위한 의도도 있어 보인다.

한샘은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처음으로 투자한 가구·인테리어 기업이다. 때문에 김 대표는 신사업이라는 모험보다 기존 사업역량을 더 키우는 쪽으로 경영전략을 수립해 안정적 성장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샘의 리모델링사업을 담당하는 리하우스사업부는 2021년에 3분기까지 누적 매출로 4898억 원을 올렸다. 2020년 같은 기간 4036억 원보다 21.3%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타비상무이사로 한샘에 합류한 송인순 IMM프라이빗에쿼티 대표이사도 합류 직후 한샘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리모델링사업의 국내 1위 지위 수성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가구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한샘의 매각 과정에서 무너진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샘은 지난해 최대주주였던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이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을 매각해 IMM프라이빗에쿼티를 새로운 주인을 맞이했다.

하지만 매각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당시 한샘의 주가와 주당 매각가격을 살펴보면 경영권 프리미엄은 약 7천억 원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지배구조 변동에 따른 리스크 반영으로 한샘 주가가 하락해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한샘 매각 발표 직전인 지난해 7월13일 한샘의 주가는 11만7500원이었는데 매각 발표 이후부터 하락이 지속됐다. 한샘은 같은해 11월 8만 원대로 주가가 하락하자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의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이후 2대주주인 테톤캐피탈도 추가 지분 취득과 함께 경영참여로 주식보유목적을 바꿔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주주총회에서 표대결까지 벌였다. IMM프라이빗에쿼티 측은 주주총회에서 테톤캐피탈의 경영참여를 막아냈다.

김 대표로서는 매각 발표 이후 반년동안 이어지고 있는 주가 하락세를 끊어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한샘은 지난해 12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IMM프라이빗에쿼티 소속 임원과 추천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사회를 재편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한샘은 새로운 경영체제를 빠르게 안착시키고 과거 오너의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올해 1월에는 기존 한샘 계열사 경영진이던 이영식 한샘 부회장을 비롯해 안흥국 사장, 김덕신 전무, 임창훈 상무 등이 등기임원에서 퇴임하고 IMM프라이빗에쿼티 측 인사들이 그 자리를 대신 채웠다.

김 대표는 1월 취임 후 한샘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내부 분위기 단속을 통해 조직 안정도 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는 맥킨지,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에서 전략, 운영, 브랜드, 마케팅 등 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ADT캡스와 티몬에서 각각 부사장을 지냈다.

2018년부터는 의약품 유통기업 지오영그룹 총괄사장을 맡아오다 올해 1월 한샘의 대표집행임원에 선임됐다. 

김 대표는 합리적 성품으로 조직 목표 달성을 위해 사업파트너와 조직구성원에게 끊임없이 설득하는 경영스타일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업무실행에 있어서는 속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