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힘을 받게 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글로벌 6위 제약사인 프랑스 사노피와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를 통해 개발자금이 충분해졌기 때문이다.
 
에이비엘바이오 이중항체 기술수출 수확 시작, 이상훈 투자 더 늘린다

▲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


19일 에이비엘바이오에 따르면 올해 이중항체 신약개발에 투자를 늘린다는 방침을 정했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ABL301의 기술수출로 확보하는 자금은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개발과 운영자금 등으로 투자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이후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과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 ABL501 등의 신약 후보물질에 관한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이 높아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중항체란 2개의 다른 항원을 동시에 인식하는 인공적 항체를 말한다. 단일항체는 질병을 일으키는 1개의 인자에만 작용하지만 이중항체는 2개 이상 인자를 인식해 신약의 효능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뇌혈관장벽(BBB) 투과기술과 함께 국내 임상1상 신청을 추진하고 있는 혈액암 치료제 후보물질 ‘ABL101’, 국내 전임상(동물시험)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 ‘ABL103’, 국내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는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 ‘ABL501’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신약 후보물질들은 모두 이중항체 기술이 탑재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자사가 보유한 플랫폼기술인 그랩바디-T(Grabody-T)를 적용했다. 그랩바디-T는 암세포만을 표적해 항암작용을 높이고 면역체계에 관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이중항체 플랫폼기술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전 세계 이중항체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17년 1억8천만 달러(약 2천억 원)에서 해마다 34%씩 성장해 2030년에는 93억 달러(약 11조 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ABL301’을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에 기술수출해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개발에 투자할 자금도 충분히 확보하게 됐다.

사노피와 계약은 선급금 900억 원, 단기 마일스톤(기술수출수수료) 540억 원을 포함해 총 계약금액이 1조2720억 원에 이른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가 체결한 계약에서 단기 마일스톤 조건이 ABL301의 임상 신청인 것으로 알려져 올해 안에 충분히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현재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ABL301은 전임상 시험의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훈 대표는 사노피와 기술수출 계약 소식을 전하며 “이번 계약으로 에이비엘바이오가 보유한 이중항체 기술력의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임상1상 시험에 필요한 자금을 평균 50억 원 안팎으로 본다. 때문에 에이비엘바이오가 확보한 1440억 원의 자금으로 현재 개발하고 있는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 ‘ABL101’, ‘ABL103’, ‘ABL501’ 등의 임상은 무리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 대부분은 전임상 단계이거나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가 기술수출로 올해 확보하는 자금이면 임상시험 투자와 함께 2016년부터 이어진 영업손실도 끊어낼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16년 창업한 뒤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2016년 35억 원, 2017년 97억 원, 2018년 240억 원, 2019년 404억 원, 2020년 596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21년에도 9월30일까지 영업손실 345억 원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