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올레드TV시장에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LG전자는 초대형 올레드TV 출시를 준비해 시장 주도권을 지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초대형올레드TV 내놓나, 삼성전자 올레드TV에 수성전략 시선

▲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부사장.


3일 전자업계에서는 LG전자가 2022년 1월 열릴 CES2022에서 90인치 이상의 초대형 올레드TV를 공개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CES2022에서 퀀텀닷올레드(QD-OLED)TV를 공개한 뒤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에 포함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가 이에 초대형 올레드TV로 맞대응할 것이라는 뜻이다.

LG전자 관계자는 “CES에서 공개할 제품과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현재 말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다만 LG전자가 90인치 이상의 초대형 올레드TV를 공개할 준비는 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의 TV용 올레드패널 조달처인 LG디스플레이는 앞서 9월 국제 디스플레이포럼 ‘블루라이트 서밋’에서 97인치 크기의 초대형 올레드패널까지 갖추고 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올레드TV 분야로 발을 넓히는 것은 올레드TV가 전체 TV시장의 성장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 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5039만8천 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보다 20% 이상 줄어들었다.

반면 2021년 올레드TV는 출하량이 지난해 365만 대보다 78% 급증한 65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2025년에는 올레드TV 출하량이 1279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도 예상됐다.

LG전자는 올해 올레드TV를 400만 대 이상 판매해 글로벌 올레드TV 판매량의 6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LG전자의 올레드TV시장 지배력이 강력하지만 삼성전자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TV시장에서 2006~2020년 15년 연속으로 판매량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최강자다. 프리미엄TV 시장에서도 프리미엄LCD TV 라인업으로 2020년 779만 대를 팔아 1위 자리를 꿰차고 있다.

LG전자가 올레드TV에서 지닌 우위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제품 라인업 구축이 필요한 이유다.

삼성전자의 퀀텀닷올레드패널 조달처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충분한 생산라인을 갖출 때까지 시간이 LG전자가 삼성전자와 올레드TV를 차별화 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1월30일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QD디스플레이 출하식을 열고 본격적 양산을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아산 공장의 QD올레드 패널 생산능력은 8.5세대(2200X2500㎜) 원장 기준 월 3만 장으로 알려졌다. 

이는 55인치와 65인치 TV 패널을 약 100만대  만들 수 있는 수준이며 그마저도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고객사 소니와 나눠야 한다.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패널 조달 측면에서 아직은 압도적 우위에 있다는 뜻이다.

LG전자가 펼치는 올레드TV 대형화 전략은 현재 TV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같은 고해상도 영상 콘텐츠가 확대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고사양화 및 대형화 추세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70인치 이상 초대형 TV의 경우 판매량이 2020년 940만 대에서 2022년 143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간 전체 TV 판매량에서 70인치 이상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4%에서 7%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 TV는 보통 크기의 TV와 비교해 수익성도 좋은 것으로 분석된다.

옴디아는 올해 4분기 60인치 이상 대형 제품이 글로벌 TV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출하량 기준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금액 기준으로는 비중이 43.6%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가 초대형 올레드TV를 앞세워 삼성전자와 올레드TV시장에서 제품 차별화에 성공한다면 삼성전자의 올레드TV시장 진입으로 오히려 수혜를 볼 수도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가 (올레드TV)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지위에서 시장이 커지면 좋은 일일 수 있다”며 “올레드TV 생태계 확대 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