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의 확산 등으로 국내증시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국내증시에서 분위기 전환이 절실한 상황인 만큼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적극적으로 나서 연말 '산타랠리'의 상승세에 큰 역할을 할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증시 오미크론에 위기감 커져, 국민연금 12월 산타랠리 주역 될까

▲ 국민연금공단 로고.


1일 코스피는 2899.72로 장을 마쳤다.

직전 거래일인 11월30일 2.42%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인 2839.01로 장을 마쳤던 만큼 이날은 진정흐름을 보인 것으로 읽힌다.

하루 만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대체적 시선으로 보인다.

코스피의 하락에 당장은 오미크론의 확산이 가장 큰 영향을 주기는 했지만 이전부터 국내증시에 불안요인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금리인상 가능성은 국내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대표적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긴축이 시작되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시장에서는 외국인자금의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미크론 발생 이전부터 국내 금융시장은 이미 불안했다”며 “오미크론은 그 내용이 알려질수록 시장에 안도감을 줄 가능성이 크지만 미국 연준은 시장 기대보다 더 완화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코스피가 아슬아슬하게 2900선 안팎에서 움직이는 데다 국내증시의 전망을 놓고 비관적 시선이 힘을 받으면서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적극적 매수세로 지수 방어에 힘을 보태기 위해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보유비중에 다소 여력이 생긴 상황이기도 하다.

9월 말을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18.4%다.

올해 연말까지 달성해야 할 목표치인 16.8%와 비교하면 1.6%포인트 높기는 하지만 전략적 자산배분(SAA) 이탈허용범위 ±3%포인트를 고려하면 완전히 여유가 없는 상황은 아니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보유비중 최대치를 19.8%로 보면 9월 말을 기준으로 13조 원 안팎의 여유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연금은 10월과 11월에 국내주식 1조242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기도 했다.

게다가 10월부터 11월까지 코스피가 7.48% 하락하는 동안 미국 S&P500 지수는 8.07% 상승하는 등 국내증시의 약세가 이어졌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국민연금의 여력은 더 커졌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민연금이 국내증시에서 순매수로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연금이 장기적으로 국내주식 비중을 줄이기로 방향을 잡은 만큼 올해 목표치는 물론 내년 이후의 목표치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치로만 봤을 때 국민연금이 아직까지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데다 2026년 말에는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14.5%까지 낮춰야 한다.

코스피가 2800선 밑으로 내려갈 정도로 급락한다면 국민연금도 순매수로 태도를 전환할 수도 있다.

하지만 2800선은 코스피의 지지선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제 국민연금의 움직임이 순매수로 전환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2800선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에 근접한 수준이고 연기금의 매수전환을 위한 기준선으로 중요해 큰 의미가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