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들이 올해 KB금융지주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경기 정상화 기대감과 함께 금리 상승기인 점이 은행주 수급 확대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강화 행보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주식비중 더 늘리는 외국인, 윤종규 ESG 확대 긍정적 평가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69.37%로 전체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전체 금융권 가운데서도 중국계 자본이 대주주인 동양생명을 제외하면 외국인 지분율이 가장 높다.

올해 초(1월4일) 65.36%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주식 수로는 11개월 동안 KB금융지주 주식을 1670만5천 주가량을 더 사들였다.

현재 주가인 5만 원대 중반 가격으로 환산해 봤을때 1조 원에 가까운 매수가 올해 몰린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 기대감이 살아나고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은행주가 외국계 기관으로부터 낙관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외국인 보유 상위 50종목에 포함된 하나금융지주(67.36%), 신한금융지주(60.25%), DGB금융지주(46.39%) 등도 모두 연초와 비교해 외국인 지분율이 올랐다.

다만 KB금융지주는 유일하게 4%포인트대의 비중 증가폭을 보이고 있으며 외국인 지분율 70%대 진입을 바라본다는 측면에서 외국인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KB금융지주 주식의 외국인 지분율이 70%대를 마지막으로 보였던 것은 3년여 전인 2018년 10월25일이다. 

당초 KB금융지주 주식은 외국인 보유비중이 높다는 특성 때문에 이들의 움직임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직전까지 윤 회장은 아시아와 유럽 등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직접 다니면서 외국인 기관투자자에게 KB금융그룹을 알리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높은 외국인 지분율은 KB금융그룹이 앞서서 ESG경영에 발벗고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KB금융지주는 2020년 3월 이사회 안에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그룹차원에서 지속가능경영을 본격화했다.

이사회 전원이 참여하는 ESG조직을 구성한 것은 금융권에서 KB금융그룹이 처음이다.

이후 KB금융지주, KB국민은행 등 모든 계열사가 탄소중립 등 ESG 현안에 적극적으로 나서왔으며 최근에는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글로벌 금융분야 대표로 윤 회장이 유엔 기후변화 대응 최고위급회의에 비대면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최고위급회의는 UN사무총장,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 의장 등 글로벌 리더들이 모두 참여할 만큼 COP26에서 가장 중요한 회의 중 하나다.

이런 윤 회장의 'ESG 확대' 행보가 유럽 연기금, 대형 외국계 자산운용사 등 해외투자자들의 유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올해부터 ESG를 주요 투자지표에 포함하겠다고 공언한 블랙록은 3월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를 통해 KB금융지주 지분율을 6.02%로 확대했다.

직전 공시인 2014년 5월23일 기준으로 블랙록은 KB금융지주 주식 5.01%를 보유하고 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