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창, DL건설 디벨로퍼 비중 확대하며 수익성 강화

조남창 DL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물류센터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조 사장은 올해 물류 관련 시설의 건설시장에서 점유율 2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조 사장은 7월 DL건설 출범 당시 "현재 건설시장은 양극화가 심화해 근원적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지속성장할 수 있는 글로벌 디벨로퍼로 사업기반을 공고히 하겠다"며 개발사업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

3월에는 물류센터 현장 경험자 우대조건으로 5년 이상 경력자를 정규직 형태로 모집하기도 했다.

올해는 개발사업 수주목표를 지난해보다 1조 원 이상 높여 잡으며 개발사업을 본격화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주택과 더불어 물류센터 관련 사업이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DL건설의 모회사인 DL이앤씨 관계자는 "물류센터사업은 사업비 규모가 크지 않아 인건비나 원가 등에서 대형사보다는 덩치가 작은 DL건설이 더 나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DL건설은 운영효율에서 대형건설사에 앞서고 물류센터 시공실적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DL건설은 지난해 12월 인천 서구 원창동 복합물류센터 공사를 수주하면서 지분투자를 했다. 물류센터 개발사업을 더욱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물류센터는 최근 발주가 워낙 많이 나오고 있는 분야다"며 "개발사업 목표를 크게 늘린 데는 물류센터 개발사업의 전망이 밝은 점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부동산리서치회사 CBRE에 따르면 2022년까지 A급 물류센터(3만3천㎡급)는 580만㎡ 규모의 추가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에도 A급 물류센터는 최근 5년 평균 공급량의 약 2배 수준인 184만㎡ 규모가 건설되며 좋은 흐름을 보였다.

비대면문화 확산에 따른 온라인상거래 성장으로 지난해 국내에서 물류센터 등 물류자산의 거래규모는 2019년보다 50% 증가했다.

DL건설은 물류센터 시공부문에서 일감을 늘리면서 경쟁력을 높여와 물류센터 개발사업으로 발을 넓히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47억 원 규모의 안양 물류센터 재건축, 1064억 원 규모 로지스코아 북천안 물류센터, 1138억 원 규모 인천항동 드림물류센터, 1051억 원 규모 원창동 복합물류센터 공사를 수주했다. 

올해 3월4일에도 1218억 원 규모의 인천 석남동 S&D복합 물류센터 공사를 따냈다.

DL건설은 4월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 A-와 안정적 전망을 받는 등 개발사업을 확대하는 데 좋은 조건도 갖췄다고 평가된다.

한국기업평가는 “DL건설은 수주 경쟁력을 개선하고 합병을 통해 사업기반이 확대됐으며 주택사업에 따라 우수한 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사업 안정성이 양호하다”며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견조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재무건전성이 유지될 것이다”고 바라보기도 했다.

DL건설은 GS건설과 SK건설, 코오롱글로벌 등 건설사들이 신재생에너지사업 등 비건설분야로 영역을 넓히는 것과는 달리 건설분야에서 디벨로퍼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모회사인 DL이앤씨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플랜트부문에서 시공을 통해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탄소포집활용 저장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 도시정비시장에서 작년 1조 달성, 올해는 소규모 중심으로 수주 이어가

DL이앤씨는 올해 도시정비시장에서 가로주택사업이나 소규모 재건축 등을 비롯한 소규모 도시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일감을 늘리고 있다.

9월 말 기준 도시정비 수주는 2495억 원입니다. 시공권 확보를 기준으로 하면 도시정비에서 7462억 원의 일감을 확보했다.

10월2일 674억 원 규모의 대구 수창동 84-1번지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으니 이미 8천억 원이 넘는 시공권을 확보한 셈아다.

조남창 사장이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남창 사장은 3월 회사이름 변경을 위한 주주총회에서 “도시정비 1조 원 클럽 가입과 함께 올해 도시정비계획을 보강해 도시정비사업의 톱7 안에 들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지난해 도시정비시장에서 신규수주 1조1984억 원을 달성하면서 경쟁력 보였고 도시정비사업팀을 1개에서 2개로 늘리기도 했다.

다만 올해 1조 원을 달성한다 하더라도 도시정비 수주 7위 달성은 어려워보인다.

올해 HDC현대산업개발이 1조2768억 원, 롯데건설이 1조2439억 원의 시공권을 확보하며 치열한 7위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9위인 삼성물산은 현재 도시정비사업에서 9100억 원의 일감을 확보했는데 10월12일 열린 이촌코오롱 리모델링 2차 현장설명회에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1조 원 달성이 확실시된다.

이를 고려하면 DL건설은 올해 도시정비 수주 순위 10위 정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 주택사업은 순항

DL건설은 모회사 DL이앤씨의 브랜드 e편한세상을 사용하고 있어 브랜드 경쟁력도 높다고 평가된다.

부동산114가 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2020년 11월 6일부터 20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4330명을 대상으로 ‘2020년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e편한세상은 한 해 전보다 1단계 오른 6위에 올랐다.

2021년 약 5천세대(조합원 분양세대 비중 55%)의 주택을 분양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2021년 6월 말 진행되고 있는 주택사업의 총규모는 1만1천 세대로 일부 초기사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100% 분양률을 나타내고 있어 전체 분양률이 99.2%를 보이고 있다. 

진행사업(도급액 기준) 중 비수도권 비중이 42%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나 분양성과가 우수한 광역시 비중이 18%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 이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분양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정비사업 비중이 44%로 높고, 분양률에 무관하게 공사비가 확보되는 기성불사업(차입형 신탁)도 12%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주택사업에서 위험수준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승 가팔라, 통합 뒤 첫 회사채 증액 발행 실패는 아쉬워

DL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가파른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DL건설은 지난해 13단계나 뛰면서 17위를 보였는데 올해는 또 다시 5계단 올라 12위까지 순위를 높였다.

지금 같은 기세라면 2025년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에 안착할 가능성도 보인다.

다만 DL건설이 이런 상황 속에서 합병 뒤 첫 발행한 화사채의 2배 증액 발행에 실패한 것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DL건설은 500억 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8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하면서 9월 590억 원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최대 1000억의 발행까지 기대했지만 그에 미치지 못하는 수요를 확보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올해 회사채시장에서 대부분의 10대 건설사들 2배를 훌쩍 넘어서는 규모의 수요를 확보하면서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DL건설은 아직 시장에서 10대 건설사 만큼의 평가는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 주가는 하락세, 실적 개선세는 지속

DL건설 주가는 올해 1월13일 4만1천 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점을 보인 뒤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10월20일에는 주가가 3만 원을 밑돌았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3월20일에는 1만650원까지 주가가 떨어지기도 했다. 

9월 박형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DL건설 주식은 2021년 기준 PER 4.1, 2022년 PER 3.2 로 예상되며 보유현금을 감안하면 극단적으로 저평가됐다"며 "2022년 발주시장의 확대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간의 저평가 국면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보기도 했다.

실적은 꾸준히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매출 9114억 원, 영업이익 1169억 원을 거뒀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9.1%, 영업이익은 0.7%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고려개발이 합병되기 이전이기 때문에 합병에 따른 외형 증가 및 신규현장 착공 등으로 매출이 증가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아직 공시되진 않았지만 9월 말 DL건설의 누적 신규수주는 시공권 확보를 기준으로 2조1338억 원을 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지난해 3분기 2조2060억 원과 비슷한 수치다. 

한국기업평가는 4월22일 DL건설의 신용등급을 A-,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DL건설의 신용등급을 'BBB+', 등급 전망 '긍정적'으로 평가한 데 이어 5개월 만에 신용등급을 한 단계 더 높였다.

조남창, 주택사업에서 잔뼈 굵어

조남창 사장은 주택사업 전문경영인으로 잔뼈가 굵었다.

지난해 도시정비시장에서 신규수주 1조 원을 넘기고 디벨로퍼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조 사장은 3월25일 대림건설에서 DL건설로 회사이름을 바꾸기 위한 주주총회에서 "2021년 외부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디벨로퍼로의 사업구조 전환,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한 안정적 수익 창출, 포트폴리오 다양화의 실행력을 높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삼호의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는데 2020년 7월1일 출범한 고려개발과 통합해 출범한 대림건설의 초대 대표를 맡았다.

삼호는 주택부문에 강점 보유하고 있고 고려개발은 토목부문에서 경험이 풍부하다고 평가됩니다. 고려개발은 경부고속도로 시공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1986년 삼호가 대림그룹 계열사로 편입됐을 때부터 일했다.

조 사장은 삼호를 2016년 워크아웃에서 벗어난지 2년 만에 대림산업 자회사 가운데 매출과 영업이익 가장 큰 회사로 키워내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조 사장은 2025년 매출 3조5000억 원, 영업이익 4000억 원 이상을 달성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톱10 건설사 진입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