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선거후보 경선 여론조사 문항에서 기선을 잡았다.

26일 국민의힘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국민의힘 경선 여론조사 문항이 홍 의원에게 유리한 쪽으로 결정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경선 결과를 예단하기 더욱 어렵게 됐다
 
홍준표 경선 여론조사 문항 유리해져, 윤석열에 기운 당심 잡기가 열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 여론조사 문항을 의결했다.

1대1 가상대결 구도를 모두 불러준 뒤 누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인지 한 차례만 묻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4지선다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방식이 알려지면서 단기필마로 경선에 나선 홍 의원이 윤 전 총장과 '반반싸움'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경선 여론조사 항목이 윤 전 총장 측에서 주장한 1대1 가상 양자대결 방식으로 결정됐다면 홍 의원으로서는 경선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얘기가 있었다.

윤 전 총장은 매머드급 선거 캠프를 꾸려놨기에 조직력을 활용해 당원투표에서 크게 앞설 뿐만 아니라 여론조사에서도 홍 의원을 살짝 앞서거나 크게 뒤쳐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 의원 쪽은 윤 전 총장에게 뒤지고 있는 당심도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민심의 흐름을 따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 의원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인 이언주 전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당심이라는 것이 여론과 따로 가는 것은 아니다"며 "지금의 추세, 본선 경쟁력 등을 봤을 때 당원들도 일반 국민의 지지로 상승세에 있는 후보로 결국에는 수렴해 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후보와 벌이는 가상 양자대결에서 윤 전 총장보다 더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각종 의혹에도 굳건하다가 전두환 옹호발언과 '개 사과' 논란 등의 영향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리아리서치가 MBC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후보와 홍 의원이 맞붙었을 때 지지율은 이 후보 38.6%, 홍 의원 43.7%로 홍 의원이 5.1%포인트 앞섰다. 이 후보와 윤 전 총장의 가상대결에서는 이 후보 42.7%, 윤 전 총장 38.7%로 집계됐다. 윤 전 총장이 4.0%포인트 뒤졌다. 이 조사는 23~24일 전국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 의원은 이전과 달리 부드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도 본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시선이 있다. 

홍 의원은 전날(25일) TV토론회에서 공매도 폐지 공약과 관련해 집중공격을 받았다.

유승민 전 의원이 "공매도 제도를 완전 폐지하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 때문에 우리 투자자들에게 더 큰 피해가 갈 수 있다"며 "이 때 누가 책임을 지는가"라고 몰아세웠다. 홍 의원은 이에 "유 후보가 경제 전문가로 정통하니까 다시 돌아가 참모들하고 생각을 해보겠다"고 받아 넘겼다.

홍 의원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누가 더 잘 공격할 것 같으냐'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질문에 "원 지사가 저보다는 좀 더 잘 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이 최근 유정복 전 인천시장, 김태호 의원, 심재철 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박진 의원 등 당내 중진들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며 캠프 몸집을 더욱 불리고 있어 홍 의원으로서는 고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 캠프에 현직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대거 결합함에 따라 이들이 조직표를 대규모로 끌어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최근 이언주 전 의원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영입하며 확장전략을 펴고 있지만 윤 전 총장에 비해 당내 세력에서 크게 밀린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