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대형건설사 최장수 전문경영인 기록을 이어갈까?

임 부회장은 올해 경쟁이 치열한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 안정적 실적을 보여주고 있는 데다 수처리와 모듈러주택 등 다양한 신사업의 영역확장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늘Who] GS건설 신사업으로 체질 바꾸기 더 가야, 임병용 연임 유력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연말 임원인사에서 다시 한번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0일 GS건설에 따르면 올해 임원인사는 11월 말에서 12월 초쯤 그룹 정기인사와 함께 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위드 코로나시대 돌입 등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조직 정비와 전략수립을 서두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GS그룹 인사도 예년보다 빨라질 수 있다.

임병용 부회장은 임기가 2022년 3월까지로 이번 연말인사로 거취가 결정된다.

재계와 건설업계에서는 임 부회장의 연임을 높게 점치고 있다. 

GS그룹이 경영과 조직운영에서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기조를 보여 온 만큼 사업실적이나 신사업 육성에서 모두 안정적 성과와 노련미를 보여주고 있는 임 부회장을 계속 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GS건설은 올해 들어와 10월 초까지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실적 2조7394억 원을 냈다. 

임 부회장이 내건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목표 2조5천억 원을 이미 초과달성했다. 앞으로 남아있는 재건축, 재개발사업 입찰 계획을 고려하면 도시정비 수주금액 3조 원 클럽 입성과 업계 1위 자리도 노려볼 만하다.

GS건설은 현재 도시정비사업에서 현대건설(2조9827억 원), 대우건설(2조7421억 원)과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주실적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사업 한두건으로도 순위가 바뀔 수 있다.

GS건설은 현재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 재개발정비사업에 단독으로 입찰해 2차 입찰을 기다리고 있는데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백사마을 재개발정비사업은 사업비가 5800억 원 규모에 이른다.

GS건설은 11월29일 입찰을 마감하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사업 수주전에서도 삼성물산과 함께 강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한강맨션은 사업비가 9134억 원으로 계획된 대형 프로젝트인 데다 서울 강북 노른자위 입지에 위치해 있어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해 보일 수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GS건설은 2020년 도시정비사업에서 2조5090억 원 수주를 확보해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에 이어 4위에 올랐었다. 

임 부회장은 신사업 육성에서도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신사업의 안정화와 육성을 핵심 경영목표로 제시했는데 합격점을 받아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GS건설은 자회사 GS이니마를 통한 수처리사업과 모듈러주택사업, 데이터센터사업, 전기차배터리 재활용사업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GS이니마는 2022년 상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영역에서는 올해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과 운영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증권가에서는 2022년에는 GS건설 전체 매출에서 수처리, 모듈러주택 등을 포함한 신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서면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수처리사업 자회사 GS이니마를 비롯해 데이터센터, 전기차배터리 재활용, 데이터센터 착공 등에 따른 신사업부문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며 “GS건설은 외형 성장뿐 아니라 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에 주목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임 부회장이 신사업부문을 안정적으로 성장궤도에 올리고 있는 것은 그룹의 미래전략과도 관련돼 입지를 더 공고히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GS건설 신사업부문은 허창수 GS건설 대표이사 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사장이 앞장서 추진하고 있는 만큼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시험대이기도 하다.

허창수 회장은 앞서 2020년도 인사를 통해 허윤홍 당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임 부회장도 전문경영인이 오를 수 있는 최고 자리인 부회장으로 올렸다.

허 회장이 임 부회장을 향한 굳은 신뢰를 보여주면서 그룹 경영권 승계 준비를 뒷받침하는 큰 역할을 맡긴 셈이다.

임 부회장은 GS그룹이 LG그룹에서 분사한 2004년 이후 그룹 내에서 대표이사를 그대로 맡으면서 부회장 직함을 단 최초의 전문경영인이다.

재계에서는 임 부회장이 허윤홍 사장의 후계구도가 확실해질 때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허 사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기반 마련에 더 힘을 실을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허윤홍 사장은 1979년 태어나 아직 나이가 40대 초반이다. 허창수 회장은 GS건설 전신인 LG건설 대표이사에 50대 중반에 올랐다.

또 GS그룹은 승계에서 특별히 정해진 원칙보다 경영능력 등을 중요시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런 점도 허윤홍 사장이 신사업에서 좀 더 가시적 성과를 내고 경험을 쌓을 때까지 임 부회장이 GS건설 대표를 더 맡을 수 있다는 시각에 힘을 실어준다.

임 부회장은 1962년 출생으로 대형건설사 전문경영인으로 나이가 많은 편도 아니다. 2021년 시공능력평가 10위 권 안에 들어가는 건설사 전문경영인 가운데는 50년대생도 여전히 많다.

임 부회장보다 젊은 전문경영인은 올해 취임한 마칭민 DL이앤씨 대표이사를 비롯해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정도다.

임 부회장은 허창수 회장이 직접 GS그룹으로 끌어 온 인물로 2013년부터 GS건설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임 부회장은 장훈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에서 조세법 석사학위를 받았다. 사법시험과 공인회계사시험에 모두 합격한 엘리트다.

공인회계사와 검사로 일하다 1991년 LG그룹 구조조정본부에 입사해 10년 넘게 일했고 2004년 GS그룹에 합류했다.  

2012년 말 지주사 GS에서 GS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2013년 6월 대표이사에 올랐고 2016년과 2019년에 재선임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