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코로나19에 따른 경마중단으로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재정난을 탈출하기 위한 해법으로 온라인 마권의 발매 허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 전에 방만경영과 도덕적 해이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마사회 600억 차입할 판, 온라인 마권 전에 방만경영 해결 요구받아

▲ 한국마사회 로고.


19일 마사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마사회는 보유자금이 다 떨어져 차입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에 몰리고 있다.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를 보면 마사회는 올해 연말까지 정상운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600억 원의 차입이 필요하다.

현재 마사회는 2천억 원의 자금차입을 준비하고 있으나 실제 자금 차입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5개월 정도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사회의 재정난은 코로나19로 경마가 중단되면서 수입이 끊겼기 때문이다.

2020년 2월부터 경마가 중단되면서 마사회는 매출이 2019년 7조3937억 원에서 2020년 1조1017억 원으로 급감했다.

매출이 급감하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4천억 원대 적자로 돌아섰다. 마사회가 영업손실을 본 것도, 순손실을 본 것도 1949년 창립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다.

마사회는 경영위기 탈출을 위해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송철희 마사회장 직무대행은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코로나19로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정상적 경마사업을 하지 못해 극심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온라인 마권 발매근거 마련 등을 위한 한국마사회법 개정 법률안을 놓고 더욱 진전된 논의가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온라인 마권의 발매 허용 여부를 놓고는 국회에서는 긍정적 태도를 보이는 반면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강하게 반대를 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는 마사회가 현재의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기 전에 방만한 경영부터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마사회는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임직원의 연봉과 성과급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2020년 마사회장의 연봉은 2019년보다 44%가 증가했다.

마사회 일반정규직 1인당 평균연봉도 2020년 9389만 원으로 2019년보다 6.7% 올랐다. 36개 공기업 가운데 평균연봉은 4번째로 많았고 인상률은 2번째로 높았다.

게다가 올해 들어서만 3월에는 고객만족도조사 조작 논란, 4월에는 김우남 전 마사회장의 폭언 및 부당채용 시도 논란, 9월에는 적절한 절차도 없이 회사비용을 들여 임직원 승마교육을 시키는 ‘황제 승마’ 논란 등 지속적으로 도덕적 해이가 불거지기도 했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마사회의 상황을 놓고 “코로나19 이후 기관은 존폐위기 상황임에도 이에 아랑곳없이 직원들의 비위와 부패행위가 지속되고 있다”며 “심각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기관의 경영안정화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복무기강 확립을 위한 강도 높은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송 회장 대행은 김 전 회장의 해임으로 마사회를 이끌게 된 뒤로 마사회의 윤리경영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마사회를 향한 대중의 부정적 시선이 늘어나면 온라인 마권 등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 마련도 긍정적 반응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송 회장 대행은 7월 말에 회장 대행이 되자마자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바로 ‘경영개선태스크포스’를 꾸렸다. 9월29일 72주년 창립기념일에도 별다른 행사를 열지 않았다.

국정감사를 마친 직후인 16일에는 윤리청렴추진협력단을 신설하기도 했다.

송 회장 대행은 윤리청렴추진렵력단의 출범과 관련해 “공공기관의 윤리경영이 더욱 강조되는 만큼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업무수행으로 항상 신뢰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