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내딛는 첫 발걸음이 한결 가벼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에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예금보험공사 사장으로서 첫 주요 현안에서 부담을 덜게 됐다.
 
예금보험공사 우리금융 공적자금 회수 청신호, 김태현 첫걸음 가벼워

▲ 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사장.


11일 금융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인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지주 지분은 현재 주가 수준 이상으로 팔릴 가능성이 크다.

예금보험공사는 모두 15.13%의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최대 10%를 놓고 연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위원회가 8일까지 투자의향서(LOI)를 받은 결과 금융사, 사모펀드, 해외투자자 등 모두 18곳이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공적자금위원회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곳이 어디인지, 각 투자자별 인수희망 물량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KT, 호반건설, 이베스트증권, KTB자산운용, 우리사주조합 등이 인수희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지주의 기존 주주 가운데서는 한국투자증권, 푸본금융그룹 등이 투자의향서를 제출했고 IMMPE는 이번 매각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인수 희망자들의 인수 희망물량 역시 매각 대상물량을 웃돈다.

일부 인수 희망자들이 매각대상 물량인 10% 전량을 인수하기를 희망하는 등 인수 희망물량도 전체 매물의 4.8~6.3배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 희망자는 18일부터 매수자 실사를 거친 뒤 11월18일에 입찰제안서를 제출하게 된다. 낙찰자 선정은 11월22일 진행된다.

김 사장으로서는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놓고 경쟁이 붙는 상황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예금보험공사는 2001년 우리금융지주에 12조7663억 원을 투입한 뒤 현재까지 지분 매각과 배당금 등을 통해 모두 11조4383억 원(89.6%)을 회수했다.

남은 지분 15.13%를 적어도 1만2천 원 이상에 매각해야 공적자금의 완전 회수가 가능하다. 8일 종가 기준으로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1만1600원이다.

게다가 이번 매각에서 10% 지분을 주당 1만2천 원 이상을 받고 팔게되면 나머지 5.13%를 매각할 때 그만큼 여유도 생긴다.

김 사장은 1일 예금보험공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우리금융지주 지분 처분을 예금보험공사의 주요 현안으로 꼽으며 “공사가 보유한 지분 매각에 전력을 다하고 파산재단 종결을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등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하겠다”고 공적자금 회수에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놓고 투자매력이 크다는 시선도 많다.

4% 이상 지분 인수자에게는 사외이사 추천권이 부여되는 프리미엄이 제공되는 데다 우리금융지주가 기준금리 인상 흐름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실적에서 비은행 계열사의 비중이 작아 상대적으로 금리 인상에 큰 수혜를 볼 금융지주로 꼽힌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보다 비은행계열사의 이익 기여도 비중이 낮아 오히려 금리인상 때 수혜주”라며 “우리금융지주의 순이자마진(NIM)은 4분기에 3.26bp 증가해 순이자이익이 740억 원 늘어나고 11월 기준금리 추가인상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순이자마진이 6.51bp 증가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