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호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백화점 소비둔화에 어떻게 대응할까?

차 사장은 기존 명품부문 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고마진의 패션부문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수익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 백화점 소비둔화 어떻게 대응하나, 차정호 패션 강화로 돌파구

차정호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


27일 유통업계 안팎에서 나오는 말을 종합하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로 올해 하반기 신세계 등 국내 백화점의 매출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허제나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7월12일 이후 신세계의 매출 증가율은 기존보다 약 10%포인트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특히 마진이 좋지 않은 명품, 생활, 가전 카테고리에서는 매출 신장률이 뚜렷하나 고마진의 패션부문에서는 역신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세계는 올해 상반기 보복소비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보복소비가 점차 줄어들고 있고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유동인구가 많은 백화점보다는 상대적으로 인파가 적고 단독 매장이 몰려 있는 쇼핑지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임시폐쇄를 하는 등 영업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게다가 올해 신세계백화점의 매출 1등공신이었던 명품의 국내시장 매출 증가율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올해 3월 국내 명품시장은 지난해 3월보다 89% 성장했다. 하지만 7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 성장하는 데 그치는 등 둔화되고 있다.

최윤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는 올해 명품시장 성장의 낙수효과를 가장 잘 누린 곳으로 명품은 신세계백화점 품목 가운데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는 유일한 상품군이었다”며 “하지만 보복소비 특수가 제거되면서 신세계의 2022년 영업환경은 녹록지 못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차정호 사장은 소비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패션부문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는 명품부문의 우위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지만 명품은 마진율이 높지 않지 않은 카테고리다. 신세계는 백화점에 입점한 해외 명품업체로부터는 10% 안팎의 판매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이는 백화점의 평균 판매수수료인 30%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반면 의류 등 패션부문은 판매수수료가 일반적으로 높아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백화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는 집객효과가 좋고 유치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판매수수료가 명품 브랜드쪽에 유리하게 협상이 될 때가 많다”며 “마진 등을 고려하면 일반 패션부문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최근 SSG닷컴과 손잡고 신진 디자이너 기획전을 여는 등 새로운 패션브랜드를 발굴하고 있다.

신세계는 참여 브랜드 상품을 SSG닷컴을 통해 소개해 온라인에 익숙한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태생)를 공략하고 있다. 백화점 의류부문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젊은 세대를 끌어오겠다는 것이다.

8월 새롭게 문을 연 대전 신세계백화점도 메종마르지엘라, 아크네 등 대전에서는 아직 단독매장이 없는 해외 패션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장을 유치하며 대전지역의 패션 수요를 흡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자체 패션브랜드도 선보이고 있다.

골프인구가 늘어나고 연령층도 낮아지는 데 발맞춰 ‘케이스스터디 골프클럽’이라는 브랜드도 론칭했다. 케이스스터디는 스트리트 패션 기반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브랜드로 '제이린드버그', '말본골프' 등 최근 유행하는 브랜드와 손잡고 골프웨어 등을 내놓았다.

차 사장은 또 신세계 자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올해 들어 해외 유명 패션브랜드의 국내 판매권리를 연이어 사들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2월 ‘노티카’ 판권을 확보한 데 이어 8월에는 독일 패션브랜드 ‘질샌더’ 판권을 매입해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운영하는 등 패션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반적 소비가 고가에서 중저가, 명품·가전에서 패션·화장품 쪽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위드 코로나시기로 접어든다면 이 같은 패턴이 이어지면서 백화점들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