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스와 이노메트리가 정부의 2차전지산업 지원에 힘입어 2차전지 검사장비 수요 확대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증권업계와 기업신용평가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정부가 2차전지를 포함한 혁신성장 BIG3산업 지원에 나서면서 2차전지 안전성 검사에 필수인 엑스레이(X-ray) 검사장비 제조기업인 자비스와 이노메트리가 사업기회를 더 잡을 것으로 보인다.
 
자비스 이노메트리, K-배터리 지원정책에 엑스레이 검사장비 수혜 커져

▲ (위쪽부터)자비스 로고와 이노메트리 로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혁신성장 BIG3 추진회의 관계장관 간담회'를 열어 "2020년 말 이후 BIG3산업 지원과제 463건 가운데 규제혁파 지원은 12.5%에 불과해 아직 미흡하다"고 평가하며 규제혁파, 생태계 조성, 기존 대책의 확실한 이행 등 BIG3산업을 총력 지원하겠다고 했다.

혁신성장 BIG3산업이란 △K-반도체 △2차전지산업 △K-글로벌 백신허브 등을 의미한다.

정부는 2022년도 예산안에 혁신성장 BIG3 관련 예산을 2021년보다 43% 늘려 6조3천억 원을 편성했다. 여기에 연구개발 지원과 투자 세액공제도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8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부처와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K-배터리 발전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고성능 차세대 2차전지기술 개발, 탄소중립 혁신기술 개발 등 대규모 연구개발을 지원하기로 약속하면서 향후 2차전지시장 성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가 이처럼 2차전지 연구개발 및 활용 확대에 힘씀에 따라 2차전지 안전성 확보 등에 필수인 2차전지 엑스레이 검사장비 제조기업인 자비스와 이노메트리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업들이 생산하는 엑스레이 검사장비는 2차전지 제작과정에서 비파괴 검사를 통해 배터리의 정상 여부를 검사한다.

국내외에서 스마트 제조 기술의 확대로 소형화, 고정밀화 제품 선호도가 높아지며 육안이나 외부 이미지 대조만으로 제품의 결함을 검사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비파괴 검사인 2차전지 엑스레이 검사장비를 활용하면 별도 손상 없이 내·외부 결함을 검사할 수 있어 부품의 집적도가 높아질수록 엑스레이 검사기술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자비스는 2002년 4월 설립된 산업용 엑스레이 검사장비 전문기업이다. LG화학, 삼성SDI, 삼성전자 등 대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자비스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소재부품 글로벌투자 연계기술 개발(R&D)' 사업의 하나인 '인공지능(AI)기반 15PPM 엑스레이 배터리 검사장비 개발' 과제에 주관기업으로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검사장비의 속도가 빨라지면 엑스레이 화질이 저하돼 검사 정확도가 떨어진다. 자비스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영상의 고화질 변환기술의 개발에 나선다. 정부지원금 13억8천만 원을 받아 2023년 12월까지 연구를 진행한다.

자비스는 각형, 원통형, 파우치형 등 생산 타입별로 다른 2차전지 검사장비를 제조해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올해 7월27일 공시에 따르면 자비스는 2021년 5월 경기 동탄으로 제조센터를 옮기며 생산시설 및 공장을 확보했고 이와 동시에 42억 원 규모의 배터리 검사장비(엑스레이 검사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김유진 NICE평가정보 연구원은 "반도체와 2차전지시장의 향후 성장세가 전망됨에 따라 자비스의 제품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난 6월에 일본 업체와 수출계약도 맺었기에 이를 마중물 삼아 글로벌시장에서도 실적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노메트리는 2008년 6월 설립됐는데 2차전지 내부 결함을 검사하는 장비 제조 전문업체다. 이노메트리 역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대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사업하고 있다.

이노메트리는 지난 8월30일 33억7700만 원 규모의 2차전지 엑스레이 검사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2021년 3월 기준으로 관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표준검사 방식으로 채택된 라인스캔(TDI)방식의 검사를 최초 개발하기도 했다.

라인스캔방식은 배터리가 만들어질 때마다 한 장씩 사진을 찍고 분석하는 게 아니라 생산라인에서 배터리를 실시간으로 검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노메트리는 2차전지 엑스레이 검사기술을 바탕으로 2차전지 제조설비까지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음극판, 분리막, 양극판을 차례로 쌓아 올려 배터리셀을 만드는 '스태킹' 장비가 대표적이다.

김슬기 NICE평가정보 연구원은 "이노메트리는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BYD, 스웨덴 노스볼트 등 해외진출도 활발하다"며 "각국 정부의 환경규제에 맞춰 친환경자동차의 대량생산 등 2차전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검사장비 수요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