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가 타이어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실적 개선시점을 예상보다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넥센타이어는 미국 수출물량 대부분을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만큼 운송비와 관세가 부담되는 상황에서 원재료 가격이 내려가면 원가 부담에서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넥센타이어 원자재값 하락에 한숨 돌려, 체코공장 증설 다시 서두르나

▲ 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부회장.


12일 넥센타이어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타이어 원재료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다가 올해 하반기에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9일 타이어 합성고무로 사용되는 SBR(스티렌 부타디엔 고무) 가격은 1톤에 1900달러로 거래됐다. 일주일 전인 2일 2030달러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6.4% 하락했다.

여기에 올해 4분기 해외에서 부타디엔 생산 증가에 따라 추가적으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중국 등에서 부타디엔을 생산할 수 있는 나프타 분해설비(NCC)의 새 설비들이 가동을 시작하면서 생산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천연고무 가격도 하락하고 있어 넥센타이어로서는 하반기부터 비용 부담을 일부 덜 수 있게 된 셈이다.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천연고무(TSR20) 가격은 올해 3월 1톤에 1777달러까지 치솟은 이후 최근에는 9월9일 기준 159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넥센타이어가 예상보다 빠르게 수익성을 개선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넥센타이어가 체코 공장 투자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비용 감소는 투자시점을 앞당길 수 있어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당초 넥센타이어는 체코 공장을 완공한 뒤 시험 운행 등 안정화 과정을 빠르게 마치고 2020년 상반기에 체코 공장의 2단계 증설을 추진하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두면서 증설계획은 연기됐다.

넥센타이어는 미국 수출물량 생산과 맞물린 체코 공장의 증설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체코 공장 증설을 위해 2023년 6월30일까지 5785억 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을 세워뒀다.

현재 넥센타이어는 다른 타이어회사보다 비용부담이 큰 상황에 놓여 있다.

국내 다른 타이어회사들은 주요 수출국인 미국에서 관세 부담이 커짐에 따라 생산물량을 해외로 돌리는 등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넥센타이어는 해외생산으로 대응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6월 미국 상무부로부터 14.72%의 반덤핑관세 부과가 결정됐다.

넥센타이어의 관세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27.05%)와 금호타이어(21.74%)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한국에서 수출물량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물량의 65%를 국내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반덤핑관세를 부과한 것은 한국산 타이어와 관련해서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나 금호타이어 등이 다른 국가에 있는 생산시설에서 미국 수출물량을 생산한다면 관세를 피할 수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금호타이어가 미국 테네시와 조지아에 각각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것과 달리 넥센타이어는 미국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

미국 이외에 다른 해외 국가로 넓혀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중국 3곳, 헝가리 1곳, 인도네시아 1곳 등 5곳을, 금호타이어는 중국 3곳, 베트남 1곳 등 4곳의 공장을 두고 있다.

반면 넥센타이어는 중국 1곳, 체코 1곳 등 2개의 해외 생산시설만 갖추고 있어 다른 타이어회사들과 달리 생산지역 다변화의 여지가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넥센타이어가 수익성을 강화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넥센타이어가 올해 하반기 타이어 가격 인상에도 수익성 개선시점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쟁회사들과 달리 넥센타이어가 국내공장 생산량이 많고 수출 의존도가 높아 수익성 개선에 불리하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