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 한화종합화학 대표이사 내정자가 잠정 중단됐던 한화종합화학 상장절차를 다시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종합화학은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장 겸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아들이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자금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계열사로 꼽힌다. 
 
[오늘Who] 한화종합화학은 한화 경영승계의 핵, 김희철 가치 높인다

김희철 한화종합화학 대표이사 내정자.


김희철 내정자가 한화종합화학의 기업가치를 키워 배당여력을 높이고 상장까지 이뤄내면 김동관 사장을 포함한 김 회장 세 아들의 경영권 승계자금 마련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27일 한화에너지 반기보고서를 분석해보면 한화종합화학은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종합화학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8486억 원, 영업이익 2123억 원을 거뒀다. 반기에 지난해 전체 매출의 85%, 전체 영업이익의 56%를 올려 올해 전체 실적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실적 부진이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한화종합화학은 2019년부터 실적 감소를 겪고 있었는데 반등의 계기가 마련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한화종합화학을 이끌게 된 김희철 내정자의 역할에 시선이 몰린다. 김 내정자는 현재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 사장으로서 김동관 사장을 도와 한화솔루션 태양광사업 확대를 이끌었다. 

김 내정자는 태양광사업으로 김동관 사장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 마련에 힘을 보탠 데 이어 경영권 승계자금 마련으로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을 비롯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해 직접적 자금줄로 여겨졌던 에이치솔루션은 10월1일을 기일로 100% 지분을 지닌 자회사 한화에너지에 흡수합병된다. 

김 사장 3형제는 합병 뒤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쥐게 된다. 기존 ‘에이치솔루션-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에서 ‘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된다.

한화에너지가 지분 51.7%를 쥔 한화종합화학의 자금 창출력이 김 사장 3형제의 경영권 승계자금 확보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된 셈이다.

이에 김희철 내정자가 한화종합화학 상장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나온다. 한화종합화학 상장은 김 사장 3형제의 경영권 승계자금 마련을 위한 여러 선택지를 만들 수 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 상장 과정에서 구주 매출을 통해 대규모의 자금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김 사장에 흘러갈 한화에너지의 배당여력이 한층 커진다.

또 한화에너지가 직접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의 지분을 매입해 김 사장이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 지배력을 높여가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다. 실제로 한화에너지에 흡수합병되는 에이치솔루션은 한화 지분율을 지난해 말 4.24%에서 올해 상반기 말 5.19%로 늘렸다.

한화종합화학 상장은 김 사장 3형제의 한화에너지 지분가치를 간접적으로 높일 방안이기도 하다. 한화종합화학이 상장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높게 받으면 모회사 한화에너지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한화에너지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한화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한화에너지와 합병하는 선택지도 고려될 수 있다. 한화-한화에너지 합병 과정에서 한화에너지 기업가치가 높을수록 유리한 합병비율 산정을 통해 김 사장 3형제는 한화를 향한 지배력을 최대한 높일 수 있다.

앞서 한화그룹은 2015년 삼성그룹과 거래를 통해 한화종합화학을 품으면서 2022년 4월까지 상장을 마쳐 삼성그룹이 거래 뒤에도 보유하고 있던 지분 24.1%를 처분할 방안을 마련해 뒀었다.

다만 한화그룹은 삼성그룹의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1조 원에 직접 사들이며 상장 추진을 중단했다. 삼성그룹 잔여지분 매입으로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 지분 51.7%, 한화솔루션은 47.6%를 보유하게 됐다.

한화그룹이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사실상 100% 확보하게 된 만큼 앞으로 상장을 추진하게 되면 오히려 이전보다 상장방식과 절차를 좀 더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김희철 내정자가 대형 인수합병 경험을 지닌 점, 과거 거쳤던 계열사들의 기업가치를 크게 높인 점 등은 한화종합화학 상장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끌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김 내정자는 한화그룹이 삼성그룹 방산계열사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화학계열사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인수할 당시 유화(화학)부문 합병후통합전담팀(PMI) 태스크포스 팀장으로 화학계열사 인수작업을 진두지휘했다.

김 내정자는 2015~2017년 한화토탈, 2018년부터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를 맡아 각 기업의 가파른 성장을 이끌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삼성그룹의 한화종합화학 지분 인수를 마치고 한화종합화학 상장절차를 중단할 당시 “당장은 신사업 투자에 집중하겠지만 향후 기업의 성장과 시장상황 변화에 따라 상장 재추진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희철 내정자는 한화종합화학 상장 이외에도 한화종합화학 배당을 꾸준히 시행해 한화에너지로 현금을 올려 김동관 사장의 승계에 힘을 실을 가능성도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2015년을 마지막으로 2020년까지 배당을 하지 않았었는데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사실상 한화종합화학 지분 100%를 확보한 일을 계기로 배당을 재개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화종합화학은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11%, 차입금의존도 4%로 우수한 재무구조를 지니고 있는 데다 이익잉여금은 2조7119억 원에 이르러 배당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희철 내정자는 화학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화종합화학의 기업가치를 높일 적임자로 꼽힌다.

김 내정자는 학부와 대학원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뒤 화학계열사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다. 이에 더해 한화솔루션이 ‘토탈 에너지 솔루션회사’로 나아가는데 핵심인 한화큐셀을 이끌었던 경험으로 수소가스터빈 등 한화종합화학의 수소사업 전략을 다양하게 펼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그룹도 26일 임원인사를 내며 “김희철 내정자가 최근 ‘수소중심의 지속가능 미래형기업’으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한화종합화학의 미래 전략사업을 이끌 적임자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