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재 LS전선아시아 대표이사가 베트남 풍력발전시장을 겨냥해 생산시설을 공격적으로 증설한다.

백 대표는 베트남 정부가 해상·육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발전단지 구축사업을 포함해 2045년까지 약 360조 원을 투입하는 전력인프라시장에서 LS전선아시아의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쓰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LS전선아시아 베트남 생산시설 증설 공격적, 백인재 수주에 자신 보여

▲ 백인재 LS전선아시아 대표이사.


19일 LS전선아시아에 따르면 회사는 베트남 하이퐁에 있는 생산법인 LS비나 제2부지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S전선아시아는 LS비나 공장 부지를 현재의 3배 규모인 16만5289㎡(5만 평) 수준으로 확장이전할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파악된다.

LS비나는 5만6198㎡(1만7천 평) 규모의 부지에 중압케이블(MV), 고압케이블(HV) 등 전력케이블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는데 베트남 전력 수요 증가로 생산라인 확충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백 대표는 이번 설비 증설을 통해 해저케이블 자체 생산라인을 만드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해상풍력, 육상풍력 등 베트남 신재생에너지발전 관련 프로젝트 수주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LS전선아시아 관계자는 “베트남 북부 하이퐁 지역 항구 인근을 비롯한 부지 후보군을 두고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며 “베트남 친환경전력시장 성장 등에 따라 수요가 늘어날 중압, 초고압케이블뿐 아니라 지금은 모회사 LS전선 등에서 들고와 납품하는 해저케이블도 앞으로 직접 생산할 것도 염두에 두고 부지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올해 LS전선아시아 대표에 오르면서 기존 송배전시장 전력케이블사업과 함께 신재생에너지시장 공략에 힘을 실어 매출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백 대표는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로 공식 선임된 뒤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관한 면밀한 분석과 선제적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2021년을 LS전선아시아가 본격적 성장궤도에 올라서는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LS전선아시아는 베트남 전력케이블시장 전체로 봐도 점유율 1위 기업인데 풍력발전단지 등에 들어가는 중압케이블 이상의 고부가가치 제품군에서는 현지 전선기업들과 비교해 기술 경쟁력이 우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베트남 현지기업들도 저압케이블 생산능력은 갖추고 있지만 중압케이블급으로 가면 제품을 생산하고 시공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 자체가 3곳 정도로 추려진다.

LS전선아시아는 중압케이블, 초고압케이블 제품 경쟁력에 육상 풍력발전 쪽에서는 발전단지 설계와 시공까지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턴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S전선아시아는 이미 올해 상반기 베트남 정부의 육상 풍력발전단지 관련 프로젝트 등 초고압케이블부문 발주의 대부분을 따내면서 LS비나 하반기 수주잔고가 생산능력의 130% 수준으로 쌓여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해상 풍력발전단지에 필수인 해저케이블은 생산기술을 보유한 현지기업이 아예 없다. 

LS전선아시아는 베트남 풍력발전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고스란히 챙길 수 있는 우월적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구조인 셈이다.

베트남 전력시장은 정부의 적극적 친환경에너지 전환정책으로 신재생에너지 관련 프로젝트 비중이 큰 폭으로 높아지고 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올해 초 내놓은 제8차 전력개발종합계획(2021~2045년)에서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송배전 등 전력시장에 모두 3200억 달러(약 36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7차 전력개발종합계획 때와 비교하면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관련 투자 비중을 전체의 20%에서 30%로 10%포인트나 더 늘렸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는 풍력발전 관련 설비를 2020년 0.6GW 규모에서 2045년 60.6GW로 100배 가까이 확대할 것으로 전망됐다. 

LS전선아시아는 당장 올해 2분기만 해도 베트남 정부의 신재생에너지발전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초고압케이블부문이 호조를 보이면서 LS비나 매출이 2020년 같은 기간보다 41.2% 증가했다. 

연결기준으로도 LS전선아시아는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2016년 상장 뒤 분기 최대실적을 보였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S전선아시아는 베트남 전력시장의 성장과 함께 수주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며 “계속해서 늘어날 전력시장 발주 규모와 현지시장 점유율 1위 경쟁력을 생각할 때 생산설비 추가 증설이 필요해보인다”고 분석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도 “LS전선아시아는 베트남 신재생에너지분야 투자 확대로 해저케이블 등 고부가가치 제품 영역이 새로운 성장을 이끄는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백인재 대표는 1964년 태어나 경북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LS전선(당시 금성전선)에 입사해 34년 넘게 LS전선과 LS전선아시아 요직을 두루 거쳤다.

백 대표는 LS전선 구미공장 생산관리팀장을 거쳐 2014년 LS비나 법인장, 2019년 LS전선아시아 베트남과 미얀마지역 부분장 등을 역임하며 베트남시장에서 LS전선아시아의 입지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20년에는 LS전선 배전·가공사업본부장을 지냈고 올해 3월 LS전선아시아 대표에 선임됐다.

LS전선아시아는 LS전선의 자회사로 베트남 생산법인(LS비나, LSCV) 2곳과 미얀마 생산법인(LSGM)의 지주사다.

LS비나는 중압케이블, 고압케이블 등 전력케이블과 전선 소재를, LSCV는 통신케이블과 중압케이블 및 버스덕트(공장 등의 전류 배선)를 생산한다. LSGM은 저압케이블과 가공선을 만든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