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 하나투어 각자대표이사 사장이 하나투어의 인력풀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여행수요를 끌어모으면서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21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미 4월부터 장기휴직상태였던 직원들을 불러들이고 6월부터는 경쟁기업에 앞서 코로나19 환경을 고려한 여행상품 운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나투어 코로나19 뒤 여행상품 본격 준비, 김진국 휴직 직원 불러

▲ 김진국 하나투어 각자대표이사 사장.


하나투어는 다른 여행사와 차별화를 위해 코로나19 위협에서 완전 차단된 '세이프티 앤 조이' 안전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세이프트 앤 조이 안전여행은 여행 출발에 앞서 하나투어 인력이 공항, 호텔, 차량의 방역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백신 접종을 마친 가이드가 동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하나투어는 세이프트 앤 조이 안전여행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6월 코로나19 이후 첫 신혼여행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이 상품의 운영을 위해 하나투어는 국내와 현지 공항, 체류지에 인력을 파견해 방역에 구멍이 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차별화한 서비스는 하나투어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인력풀을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하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전체 인원 가운데 먼저 400여 명을 정상출근하도록 했는데 이 정도도 동종업계와 비교했을 때 많은 수준이다"며 "10월부터는 전 직원이 정상출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는 정부의 방역정책 추진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경쟁기업보다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6월 대통령의 스페인 순방일정에 동행해 ‘한국 스페인 관광산업 원탁회의’에 참석해 현지 관광기업과 함께 양국 관광교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관광객의 인기 관광상품인 산티아고 순례길 패키지상품 운영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관광객에게 국경을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는 특별히 녹색국가로 지정해 해당국가에서 출발한 관광객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도 스페인 입국이 가능하도록 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김 대표의 스페인 방문일정 성과와 관련해 아직은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서도 “정부와 항공사 차원의 정책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는 이미 6월부터 '추석에 유럽가자'는 슬로건 내걸고 9월 일정의 여행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10월에는 새로운 온라인 판매채널을 론칭하고 크리스마스 시즌 여행상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이처럼 김 대표는 경쟁기업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며 해외여행 재개를 향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4분기부터 여행수요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국내외 방역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국내 여행업계는 무리해서 해외여행 운영실적을 만들기보다 이미 검증된 제주도 여행상품이나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상품 판매에 더 집중하고 있다.

여행업계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발 빠른 움직임 이면에 하나투어의 절박한 상황이 있다고 바라보기도 한다.

하나투어는 국내 1위 여행기업으로 연간 매출이 2019년 기준 2천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에 추진했던 과감한 사업 다각화(호텔, 면세)가 불황 속에서 오히려 발목을 잡아 재무적 위기를 맞고 있다. 

하나투어는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096억 원, 영업손실 1147억 원을 내 2019년보다 매출은 82.2% 줄었고 영업수지가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말 460%였던 하나투어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에는 700%까지 늘어났다.

하나투어는 3월 재무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송미선 파트너를 재무 및 경영부문 각자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올해 부동산자산을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김 대표는 영업부문에 집중해 하나투어의 핵심사업인 해외여행을 되살리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나투어 경영진은 본업인 여행사업의 경쟁력 보존을 위해 인력 구조조정만큼은 최대한 뒤로 미루는 데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3월 말 기준 하나투어 직원 수는 2019년 말보다 5.3% 줄어든 2175명이다.

여행업계에서는 지난해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분 상황에서 하나투어가 인력풀을 잘 지켜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손 쓸 수 없는 외부의 어려움으로 힘든 시기를 맞고 있지만 미래를 위한 준비를 통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