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현 현대차기아 TaaS본부장 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미래 모빌리티서비스 구상의 실현에 선봉을 맡고 있다.

TaaS(서비스로서 수송)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서비스시장은 이제 막 개화 단계인데 현대차기아는 시장 개척자로 평가되는 송 사장을 직접 영입한 만큼 사업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이 그리는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서비스, 송창현 그 선봉에 서다

▲ 송창현 현대차기아 TaaS본부장 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이사.


9일 현대차와 기아에 따르면 송 사장은 TaaS본부장과 함께 TaaS사업 사전작업을 위한 TaaS사업지원TFT(태스크포스팀)장도 함께 맡고 있다.

TaaS(Transportation as a Service)는 ‘서비스로서 수송’이라는 뜻이다. 미래 자율주행시대에 사람과 사물의 끊김 없는 이동과 관련한 모든 서비스를 의미한다.

송 사장은 5월 업무 파악을 위한 보고를 받고 최근 본격적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기아는 4월 미래 모빌리티서비스사업 구축을 위해 공통조직인 TaaS본부를 새로 만들고 송 사장을 초대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송 사장이 현대차와 기아의 TaaS사업 전반을 처음부터 구축한다고 볼 수 있는데 서비스로서 수송을 목표로 미래 모빌리티서비스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정의선 회장의 오랜 뜻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현대차와 기아가 단순한 완성차 제조업체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솔루션 제공업체로 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동안 동남아 차량호출서비스업체인 ‘그랩’, 인도 차량공유업체인 ‘레브’, 미국 자율주행업체 ‘모셔널’, 국내 스타트업 ‘포티투닷’ 등에 투자하며 외부업체와 협력을 강화했는데 송 사장을 통해 자체사업에도 힘을 실었다. TaaS본부에는 현재 250여 명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사장은 정의선 회장의 큰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 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을 거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2008년 한국에 들어와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네이버랩스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네이버랩스 대표를 지내며 자율주행을 활용한 TaaS에 큰 관심을 보였고 결국 2019년 초 네이버에서 나와 자율주행 모빌리티서비스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설립했다.

송 사장은 4월 현대차에 영입된 뒤에도 포티투닷 대표를 그대로 맡는다. 대기업 임원이 계열사가 아닌 스스로 창업한 회사 대표를 겸직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 일로 송 사장을 향한 정 회장의 신뢰를 엿볼 수 있다.

정 회장은 송 사장을 처음부터 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그동안 국내외 유력인사를 영입할 때 보통 부사장으로 데려오고 난 뒤 성과를 보고 1~2년 안에 사장으로 올렸다.

송 사장이 현대차 TaaS본부장과 포티투닷 대표를 겸직하는 것은 두 회사 모두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포티투닷은 자율주행 모빌리티서비스시장에서 도심형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 유모스(UMOS, Urban Mobility Operating System)를 바탕으로 앞선 경쟁력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모스는 자율주행, 지도, 알고리즘, 네트워크, 커넥트 등 5단계의 구조로 이뤄져 끊김 없는 이동서비스를 추구한다. 자율주행과 지도, 알고리즘은 모든 것이 스스로 움직이도록 만드는 데 집중하고 네트워크와 커넥트는 서비스를 연결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포티투닷은 유모스를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자율주행 모빌리티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정의선이 그리는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서비스, 송창현 그 선봉에 서다

▲ 포티투닷이 4월 대한민국 혁신성장 BIG3추진회의에서 선보인 자율주행 배송 차량. 포티투닷은 현대차 상용선행디자인팀과 협력해 자율주행 배송 차량을 개발했다. <포티투닷>


이를 위해 현대차와 기아뿐 아니라 SK텔레콤, LG전자, CJ, LIG넥스원, 신한은행, KTB네트워크 등에서 투자를 받았고 네이버, 아이나비시스템즈, 티머니, LGCNS 등과 사업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완성차업체뿐 아니라 통신업체, ICT업체 등의 협업이 필수요소로 여겨진다.
 
송 사장이 포티투닷 대표를 겸직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현대차와 다른 기업들과 협업의 가교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셈이다.

포티투닷은 스타트업인 만큼 대표가 글로벌기업인 현대차 사장을 겸직하고 있다는 점은 위상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포티투닷과 지분 관계로 얽혀 있기도 하다. 현대차와 기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2019년 4월 20억 원을 투자해 포티투닷 지분 11.45%, 기아는 2019년9월 150억을 투자해 포티투닷 지분 14.32%를 확보했다.

송 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차와 기아는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이동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다”며 “정부 및 다른 모빌리티업체과 협력해 한국 모빌리티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지속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