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이 지난해 매각 실패를 딛고 올해는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

두산건설은 올해 재무구조 개선, 주택사업 정상화 등으로 매물로서 매력을 회복해가고 있어 매각이 다시 이뤄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 재무개선에 매물로 매력 높아져, 매각 다시 추진할지 주목

▲ 김진호 두산건설 대표이사 사장.


17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 매각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두산그룹은 현대중공업그룹과 8500억 원 규모의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절차만 마치면 채권단과 약속한 자구안 이행을 완수할 수 있지만 당초 계획대로 두산건설까지 매각해 구조조정을 마치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산건설은 올해 재무구조 개선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지난해보다 매물로서 매력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건설은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896억 원, 영업이익 169억 원, 순이익 28억 원을 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27.7%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35.9% 늘었고 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재무개선 노력으로 금융비용이 감소한 것이 순이익을 내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금용비용 감소로 이자보상배율은 2.07배를 나타내 최근 10여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금융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2.07배라는 것은 영업이익이 금융이자 비용의 2배 이상이라는 뜻이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3분기 이자보상배율이 0.5배를 나타낼 정도로 금융이자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었다.  

두산건설은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주택사업에도 다시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건설은 올해 들어 경기 광명 소하4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인천 삼부아파트 재건축사업, 인천 산곡3구역 재개발사업, 경남 창원 합성2구역 재개발사업, 전북 전주 남양송정 소규모 재건축사업 등 5건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재무위기가 본격화한 2019~2020년 사이에 시공계약 체결이 이뤄진 도시정비사업이 1건도 없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분양에서도 올해 약 1만1천 세대를 분양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17일까지 6500여 세대를 분양하며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대형건설사들이 5월까지 4천~7천 세대가량을 분양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두산건설은 신분당선 시공 등으로 풍부한 경험을 지니고 있는 철도사업 수주전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두산건설은 서울서부선 경전철 민간투자사업을 2017년 최초 제안했고 현재 입찰 컨소시엄을 구성한 주관사를 맡고 있으며 2차 사업최종제안을 앞두고 있어 수주가 유력하다. 

두산건설은 최근 입찰절차가 본격화하고 있는 위례선 도시철도사업도 최초 제안자로서 수주전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위례선 도시철도사업은 국내1호 도심 트램사업인 만큼 수주에 성공했을 때 대전시 도시철도 2호선 등 후속 트램사업 수주전에서도 앞설 수 있다는 시선이 많다. 

두산건설이 이런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면 지난해 무산된 매각이 올해 다시 구체화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최근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국내 건설경기가 크게 살아나면서 사모펀드나 외국 건설자본이 국내 건설사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 매각이 3년 만에 다시 추진되고 있는 배경에도 최근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두산건설로서도 지난해 중국 건설사 장영건축유한공사가 소유한 대우산업개발과 매각협상을 벌이다가 무산된 뒤 새로운 인수후보가 나타나기를 기대해 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다만 두산건설이 완전한 재무구조 개선까지 갈 길이 여전히 멀다는 점은 매각에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두산건설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1단계 낮춘 뒤 이를 유지하고 있다. 

B-는 일반적으로 회사채로 자금을 모으기 어려운 신용등급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연말 나이스신용평가는 두산건설을 놓고 “자구계획 이행으로 최근 차입규모가 감소했으나 여전히 현금 창출력과 비교했을 때 과도한 차입금 부담을 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두산건설은 재무구조를 정상화하는 데 온힘을 쏟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재무 건전화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양질의 프로젝트 수주와 원가율 개선 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