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항공화물사업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실적을 방어하는 데 절대적 기여를 하고 있다.

최근 해운시장의 선박 공급부족 사태로 해운 물동량의 일부가 항공화물 운송시장으로 넘어오는 현상까지 발생하면서 항공화물사업은 당분간 대한항공의 실적을 지키는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항공화물 호황 오래 간다, 바닷길 찾지 못해 하늘길로 넘어와

▲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겸 한진그룹 회장.


1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항공화물시장 호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실적 악화를 항공화물사업을 통해 방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화물시장의 공급부족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원래 항공화물 운송을 하지 않던 항공사들까지 전부 항공화물 운송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부터 항공화물 운송사업을 펼쳐왔던 대한항공의 화물 운송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화물부문은 올해 1분기에 매출 1조3530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대한항공의 별도기준 1분기 매출이 1조7498억 원이라는 것을 살피면 전체 매출의 77.3%가 항공화물 운송사업에서 나온 셈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제활동 재개와 재고확충 수요 증가로 항공화물 수요는 이미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화물공급 증가여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항공화물시장의 호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운시장이 선박 공급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바닷길을 찾지 못해 하늘길로 넘어오는 화물도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화주들은 무게가 가볍고 긴급한 화물은 항공운송으로, 무게가 무겁고 운송에 오랜 시간이 걸려도 비교적 상품에 큰 타격이 없는 화물은 해운을 통해 운송한다. 화물이 무거우면 화물기 운용비용이 늘어나는 데다가 항공운송의 단가가 해운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아예 배를 구할 길이 좁아지면서 본래라면 배를 태워 보내야 했을 화물을 항공기를 통해 운송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항공화물과 해운화물의 타겟은 다르지만 해운 선박 부족상황이 길어지면서 원래 해운을 활용하던 화주들도 항공운송을 찾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화물운송시장이 모두 공급부족 상황이기 때문에 항공화물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항공화물 수송량은 올해 1분기에 지난해 1분기보다 30.2% 늘었다. 화물탑재율(L/F) 역시 같은 기간 75.7%에서 84.8%로 9.1%포인트 증가했다.

항공화물 수요가 급증하면서 항공화물 운임 역시 늘어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1분기 대한항공의 항공화물 운항거리당 운임(일드)은 km당 557.1원으로 2020년 1분기보다 73% 증가했다.

물동량 증가와 항공화물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한항공은 항공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화물기를 확보하는 데도 온힘을 쏟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중거리 여객용 항공기인 에어버스의 A330을 미국 동부 화물노선에 투입했다. 대한항공은 최대 비행시간이 약 11시간인 A330을 편도 비행시간이 15시간 이상인 미국 동부 화물노선에 투입하기 위해 미국 앵커리지에서 중간급유를 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