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섭 효성티앤씨 대표이사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뜻에 따라 코로나19에도 지난해 스판덱스공장 증설을 과감히 추진한 효과를 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도 주력분야인 스판덱스시장이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효성티앤씨는 증설에 힘입어 세계시장 1위 자리를 더욱 단단하게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티앤씨 스판덱스 증설효과 본다, 김용섭 조현준 의지 등에 업어

▲ 김용섭 효성티앤씨 대표이사.


14일 효성티앤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김 대표는 스판덱스 수요증가 흐름에 대응해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글로벌 영업망 강화에도 힘을 주고 있다.

우선 김 대표는 한국을 비롯한 인도, 중국 등 해외공장의 가동률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생산능력은 연 14만 톤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약 30%를 차지하는 1위 업체로서 수요가 늘면 수혜도 크게 받는다.

게다가 스판덱스가 효성티앤씨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이지만 효성티앤씨 영업이익의 90%가 스판덱스에서 나온다.

효성티앤씨는 1분기에 이미 효과를 톡톡이 봤다.

효성티앤씨는 2021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182억 원, 영업이익 2467억 원을 거뒀다. 2020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6.6%, 영업이익은 214.4% 늘었다.

증권업계에서는 효성티앤씨가 스판덱스를 원료로 하는 위생용 마스크 이어밴드뿐 아니라 스판덱스 의류 수요 증가로 앞으로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안나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스판덱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부탄다이올(BDO)과 같은 스판덱스 원료의 가격 하락까지 더해져 효성티앤씨의 영업이익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천억 원을 투자해 터키와 브라질 공장 증설에 들어갔기 때문에 경쟁회사들과 격차를 벌리는 데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스판덱스 2위 업체인 중국 후아폰케미컬(시장점유율 20%)을 비롯한 스판덱스 메이저업체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증설을 연기한 것과 대조적 전략을 취했는데 맞아떨어진 것이다.

효성티앤씨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공장증설이 완료되면 브라질 공장의 연 생산능력은 기존 1만2천 톤에서 2만2천 톤으로, 터키공장도 기존 2만5천 톤에서 4만 톤으로 각각 확대된다”며 “글로벌 스판덱스 1위 기업으로서 후발업체와 격차를 더 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런 전략은 글로벌 1위 굳히기를 향한 조현준 회장의 의지와 맞닿아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부터 유럽 고객들의 생산기점이 되는 터키를 중심으로 유럽 프리미엄 스판덱스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해 경쟁회사와 격차를 벌려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세계 스판덱스시장 성장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분야 위상은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시장 조사전문업체 비즈니스와이어에 따르면 글로벌 스판덱스 수요는 연간 6~7%씩 성장하고 있다. 일반의류섬유의 성장률이 2~3%라는 점을 고려할 때 2배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는 셈이다.

김 대표는 1위 자리를 굳히기 위해 고객회사와 소통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이는 10년 넘게 스판덱스 연구에 몸담았던 김 대표가 꾸준히 이어오는 영업전략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2018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조현준 회장이 가장 강조하는 것이 소통”이라며 “차별화된 제품을 브랜드와 리테일러(소매업체)에게 효과적으로 소개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신속하게 해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85년 효성그룹에 입사한 뒤 기술연구소에서 연구개발 업무를 담당하다 2001년 효성 스판덱스PU 구미공장장, 나일론원사PU장, 브라질 스판덱스법인장을 거쳐 2015년부터 스판덱스PU장을 맡았다.

스판덱스를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로 이끈 공을 인정받아 인적분할한 효성티앤씨 대표이사에 2018년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