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혈장치료제의 조건부 품목허가 획득에 실패했다.

통상 신약 개발 성공확률이 0.01%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혈장치료제 개발 실패를 놓고 GC녹십자를 비난할 수는 없다.
 
GC녹십자 로고.

▲ GC녹십자 로고.


코로나19 혈장치료제 품목허가 획득 실패가 전해졌는데도 12일 GC녹십자 주가는 오히려 2.93%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도 혈장치료제 출시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GC녹십자가 식약처에 제출한 임상시험에 관한 자료가 애초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그 무책임에 관한 비난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GC녹십자는 혈장치료제의 치료효과를 입증한 임상2b상 결과가 아닌 치료용량 탐색에 불과한 임상2a상 결과를 식약처에 제출해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GC녹십자의 임상2a상으로는 코로나19 치료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기에 애초 품목허가를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던 셈이다.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GC녹십자가 진행하는 혈장치료제 임상2a상으로는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바라봤다.

임상시험 참여자 수가 적은 데다가 임상시험 목적이 안전성과 유효성의 탐색으로 설계돼 있었기 때문이다.

GC녹십자는 올해 2월에야 코로나19 환자 60명 모집을 완료해 임상2a상을 마쳤다. 이후 임상2a상 결과를 정리해 4월30일에 식약처에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GC녹십자가 코로나19 혈장치료제로 수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은 2020년 5월 “사상 초유의 감염병 치료를 위해 쓰이는 의약품은 오롯이 국민보건 안정화를 위해 쓰이는 것이 타당하다”며 “혈장치료제 개발에서부터 상용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비용 일체를 부담하고 무상공급 수량 제한 등 어떠한 전제조건도 없다”고 말했다. 혈장치료제 개발 이후 무상공급하겠다는 의지를 일찌감치 밝힌 것이다.

여기에 GC녹십자는 전국 헌혈의 집 57곳에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신도를 포함해 수천 명의 코로나19 완치자로부터 혈장을 공여받으며 혈장치료제의 원료를 공급받고 정부지원금으로 혈장치료제를 개발했기 때문에 비용 부담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GC녹십자의 한 관계자는 혈장치료제의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이 있기 전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정부로부터 혈장치료제 개발비용 80~90억 원을 지원받아 개발비용 부담은 크게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GC녹십자가 식약처가 코로나19 혈장치료제의 조건부 품목허가를 거절하자마자 곧바로 내놓은 입장문에서 추가 임상시험을 포기하는 듯한 뜻을 밝힌 것은 국민보건을 내걸었던 제약사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GC녹십자는 입장문에서 “품목허가를 위한 당면과제에 급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식약처가 혈장치료제의 품목허가를 위해서는 추가 임상결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GC녹십자가 후속 임상시험을 준비한다면 임상시험 계획을 충실히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도 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포기를 두고 나오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다시 한번 새겨 들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